명동성당이 구내에서 농성 중인 철도ㆍ발전 등 공공노조 집행부에 퇴거를 요청하고 노조원들이 집결해 있는 서울대와 건국대도 졸업식과 입학식 등을 앞두고 총장 명의의 철수담화문을 노조에 전달, 파업 지도부가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했다.명동성당측은 25일 오전 10시께 파업 노조 집행부를 만나 “수배자가 아닌 노조의 이해와 요구를 위한 파업 농성을 용인할 수 없다”면서 퇴거요구서를 전달했다.
백남용(白南容) 주임신부 명의로 된 퇴거 요구서에는 “노조는 법의 테두리 내에서 협상하고 투쟁해야 하며 그 장소는 사업장이라야 한다”며 “25일 오후 6시까지 파업 농성에 관련한 모든 물품 및 인원을 퇴거 및 철수해달라”고 요청했다.
성당측의 요구는 24일 밤 농성 장비를 설치하는 과정에서일부 신도들과 노조원들이 욕설과 몸싸움을 벌인데다 노조원들이 성당구내에 있는 계성초등학교에 텐트와 천막을 치는 등 성당측을 자극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 노조원 2,000여명이 파업 농성 중인 건국대도 이날 오후 자진 철수를 요구하는 총장 명의의 담화문을 노조원들에게 전달했다.
26,27일 이틀간 신입생오리엔테이션과 28일 입학식을 앞두고 있는 건국대는 담화문을 통해 “불법 집회로 대학의 질서와 문화가 훼손되고 있다”며 “25일 오후 5시까지자진 철수 하지 않으면 이후 발생하는 사태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노조에 있다”고 밝혔다.
발전노조원 4,000여명이 농성 중인 서울대측도 26일 졸업식을 앞두고 자칫 노조측과 공권력이 충돌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노사협상이 빨리 타결돼 노조원들이 자진 철수 하기만을 바라는 것 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다”며 답답해 했다.
정녹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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