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가기간산업 노조가 전면적인 파업에 돌입한 25일 방용석(方鏞錫) 노동부 장관의 표정은 하루종일 착잡해 보였다.그 자신이 과거 파업을 직접 이끌었던 ‘노동계의 대부’였지만, 지금은 파업에 대처하는 주무장관의 입장.
그는 노사가 협상 줄다리기를 계속하던 24일 밤부터 새벽까지 한국노총 김성태(金聖泰), 민주노총 이홍우(李弘雨) 사무총장, 김재길(金在吉) 철도노조위원장 등 노동운동 후배들을 만나 “불법파업에 들어가선 안 된다”며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돌아 온 것은 불법 파업과 철도대란.
25일 새벽 기자들을 만난 방 장관은 “이번 파업은 상급단체(한국ㆍ민주노총)의 계획에 끌려간 것 같다.
불법 파업인 만큼 노조측의 요청이 없는 한 중재에 나설 뜻이 없다”며 ‘후배’들에게 서운한 심정을 굳이 감추려 들지 않았다.
그는 1970년 원풍모방의 전신인 한국모방에 입사한 뒤 가혹한 노동현실을 보고는 곧바로 노동운동에 뛰어 들었다.
그가 75년부터 노조지부장을 맡았던 원풍모방은 70년대부터 80년대 초에 이르기까지 민주노조 운동의 산실.
그는 이후에도 줄곧 노동운동에 매진, 82년 전두환 정권 때는 옥고도 치렀다.
84년에는 한국노동자복지협의회를 만들어 민주노조 활동을 지원하다 90년대에 정치에 입문, 지난달 말 노동장관에 까지 올랐다.
황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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