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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드 / 주총시즌 본격화 '목청높이기'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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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드 / 주총시즌 본격화 '목청높이기' 신경전

입력
2002.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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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계 투자회사로 삼성전자 우선주 2%를 보유하고 있는 엘리어트는 최근 삼성전자가 28일 열릴 주총에서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정관에서 삭제하려 하자 주주 권익을 침해한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이와 반대로 외국계 증권사인 UBS워버그는 오히려 25일 “삼성전자의 정관변경안은 정당하며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해 이익을 취하려는 일부 우선주 주주들의 시도는 실패할 것”이라며 삼성의 입장을 옹호했다.■주총 신경전 점화

이번 주부터 본격화하는 12월 결산 상장법인의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인사ㆍ배당ㆍ정관개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경영진ㆍ외국인 주주ㆍ기관투자가ㆍ소액주주 사이의 기(氣)싸움이 벌써부터 치열하다. 주총준비에 분주한 기업들은.경영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총 일정을 예년보다 앞당기는 한편 미국의 엔론사태 등으로 경영 투명성이 더욱 중요시됨에 따라 회계 결산및 실적발표에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고 있다.

■소나기 주총

삼성 LG SK 현대 등 대기업들은 지난해보다 주총일을 열흘 정도 앞당기면서도, 소액주주 운동 등을 의식해 날짜를 같은 날에 집중시키는 이른바 담합 주총 관행을 올해도 답습했다. 삼성전자 삼성SDI 제일모직 등 삼성의 주요 계열사가 일제히 28일 주총 갖기로 했으며 LG는 3월 중순 계열사 주총이 집중돼있다.

■외국인ㆍ기관

기업들은 이번 주총에서 외국인투자자의 입김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고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한편 최고경영자(CEO)들이 대거 참석하는 기업설명회(IR)나 로드쇼를 잇따라 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소그룹 미팅을 강화하는 기업도 많다.

LG애드와 LG생활건강은 올해 처음 외국인투자자를 위한 영문 영업보고서를 제작 주총을 전후해 배포할 계획이다. 창사 이래 줄곧 본사가 있는 포항에서 주총을 열었던 포항제철은 대부분의 외국인 및 기관투자가들이 서울에서 활동하는 점을 감안, 올해 처음 서울에서 주총을 열고 사명도 포스코로 바꾸기로 했다.

기관투자가들도 칼을 갈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발행주식의 1% 이상을 보유한 77개 상장회사 가운데 올해 주총에서 문제가 될 만한 10개 기업을 골라 해외 현지법인에 과도하게 돈을 빌려준 기업이나 계열사 증자에 참여하는 방법으로 편법 지원하는 행위 등의 문제를 집중 거론할 방침이다.

소액주주 소액주주운동을 이끌고 있는 참여연대는 외환은행과 삼성전자 SK텔레콤 현대중공업 등의 주총을 집중 공략 대상으로 꼽고 있다. 외환은행의 경우 현대건설과 하이닉스반도체의 처리과정, 한외종금 합병문제 등의 문제를 제기하고, 삼성전자는 삼성자동차 부채처리 문제, SK텔레콤은 SK C&C와의 불공정거래 여부, 현대중공업은 과거 계열사에 대한 출자와 채무보증 해소 여부가 각각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민단체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 문제와 임원들의 경영책임 범위에 대한 논란도 각 기업의 공통적인 현안으로 꼽힌다. 소액투자자의 고(高)배당 요구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이 때문에 현대차와 LG건설 등 일부 기업들은 이미 배당률을 상향 조정했다.

■경영권 논리 예상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고 실적이 부진한 기업들은 경영권을 둘러싼 논란이 예쌍된다.기업에 대한 회계감사가 깐깐해지면서 실적이 다초 예상보다 대폭 줄어들 가능성도 높다.

특히 올해부터 상장 및 등록기업의 퇴출 기준이 대폭 강화돼 이번 결산과 주총결과에 따라 기업의 생사가 결정될 곳도 많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회계법인의 감사의견이 부적정 또는 의견거절인 경우 유예기간 없이 곧장 퇴출되고 한정의견을 받은 기업도 수정재무제표를 제출할 기회없이 곧바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만큼 주주들은 눈을 크게 뜨고 이번 주총을 지켜봐야 한다.

/김호섭기자, 진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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