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중원의 별' 對 '튀니지의 희망'2002 월드컵에서 한국팀 못지 않게 관심을 끄는 것은 공동개최국 일본이다. 벨기에 러시아 튀니지와 같은 조에 속한 일본은 조편성상 한국보다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16강 진출을 장담하기에는 상대들이 그리 녹록치 않다.
벨기에 러시아에 비해 한 수 아래인 일본이 내심 1승 제물로 삼고 있는 팀은 튀니지. 그러나 튀니지는 월드컵 본선에 3번째 진출한 관록 있는 팀이다. 78년 월드컵서는 멕시코에 3_1로 승리한 바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고(28위), 2002 월드컵 아프리카 예선 무패(6승2무)와 최다득점(23골)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튀니지 역시 일본을 16강 진출의 제물로 삼을 것이란 점에서 두 팀의 경기(6월14일ㆍ고베)는 H조에서 가장 격렬할 것으로 보인다. 두 팀의 승부를 좌우할 간판스타는 나카타 히데토시(25ㆍAC 파르마)와 아델 셀리미(30ㆍ프라이부르크).
나카타는 ‘일본축구는 나카타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은 것이 장점이자 약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국민적인 기대를 받는 월드스타이다. 97년 5월 한일전을 통해 국가대표로 데뷔했고, 98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 이란전서 3골을 뽑아내 일본의 첫 본선진출을 이끌었다. 98월드컵 본선서 기량을 인정 받아 곧바로 이탈리아 세리에 A 페루자에 진출했다. 플레이메이커로서 자질은 물론 높은 득점력까지 선보인 그는 2000년 1월 240억원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AS 로마로 이적했고 지난 해 다시 340억원에 AC파르마로 옮겼다.
경기의 흐름을 한번에 좌우하는 시야와 날카로운 패싱, 정확한 킥력, 지칠줄 모르는 지구력과 서양 선수들에 뒤지지 않는 몸싸움은 세계 톱 수준이다.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이적제의를 받고 있는 그는 트루시에 감독과의 불화가 가장 큰 문제. 그러나 일본 언론은 결국 2002 월드컵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급성장 궤도를 달린 나카타처럼 셀리미 역시 일찍 스타덤에 올랐다. 10세에 아프리캉 드 튀니스클럽에 입단, 이후 14년간을 뛰며 소속팀의 국내리그 2회 우승에 기여했다.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선수가 된 그는 21세인 93년12월 독일과의 경기에 국가대표로 데뷔한 뒤 A매치 70회 이상 출전했다.
그러나 96년 프랑스 1부리그 낭트에 스카우트된 뒤 30경기서 겨우 2골을 뽑아내는 부진으로 97년 스페인 2부리그로 옮겨야 했다. 98년 독일 분데스리가 프라이부르크로 이적하며 다시 옛 기량을 회복한 그는 98월드컵 아시아예선에서 4골을 기록하며 20년만에 튀니지를 본선무대로 이끌었다. 그는 이번 월드컵 지역예선에서는 큰 활약을 보이지 못했지만 본선 무대에서 튀니지 국민이 가장 기대하고 있는 선수이다.
유승근 기자 u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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