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멀리 하늘을 가로지르는 것이 새일까? 수년 후면 그 누구도 ‘그렇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을 것이다.새처럼 조그마한 날개를 가진 초소형비행체 (MAVㆍMicro Air Vehicle)가 우리 곁에 바짝 다가왔기 때문이다.
건국대 항공우주공학과 능동구조재료 연구실 윤광준(43) 교수가 개발 중인 국내에서 가장 작은 비행체 ‘스팟(SPOT)’. “하늘에 띄우면 작은 점(spot)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인 이름입니다.”
2000년 6월 국가지정연구실로 선정돼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한 스팟은 직경이 15㎝, 무게는 75g에 불과하다.
하지만 시속 20~30㎞의 속력을 자랑하며 비디오 카메라를 부착하고 있어 실시간으로 하늘에서 찍은 동영상을 지상의 컴퓨터에 전송할 수 있다. 동력은 핸드폰 배터리이며 전기모터로 작동한다.
“크기를 작게 한다는것은 극한 기술에 도전하는 것으로, 모든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을 모아야만 가능한 것입니다. 가벼운 특수 신소재를 개발해야 하고, 카메라 송수신장치의 무게를 10g 이하로 줄여야 합니다. 심지어 접착제를 몇 방울 떨어뜨릴 것인지도 정확히 계산했죠.”
초소형비행체 연구는 특히 모든 기능성시스템을 손톱 크기 이하로 만드는 극미세전기전자시스템(MEMS)을 적용해 가장 돋보일 수 있는 분야다.
삼성 등 기업체에서 개발해 제공한 초소형방향자세감지장치, 가속도계 등을 부착해 곧 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초소형비행체 개발에서 가장 앞선 미국은 이미 군사용 등에서 실전배치 단계까지 와 있습니다. 국내 수준도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라고 자부할 수 있는 정도로 발전했죠.”
건대 외에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20㎝ 크기의 엔진형 초소형비행체 개발에 성공했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서울대, 세종대 등에서도 초소형비행체 연구가 진행 중이다.
“2005년까지는 현재 100㎙정도인 비행반경을 3~4㎞로 높이고, 현재 리모트 컨트롤에 의해 제어도, 컴퓨터 제어로 바꿀 계획입니다. 여기까지 오기까지 연구를 위해 졸업도 늦출 정도로 헌신적인 제자들의 노력이 정말 컸습니다.”
어린 시절 막연히 인공잠자리와 인공 새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는 그는 이제 사랑하는 제자들과 함께 그 꿈을 차근히 이뤄가고 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