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1주일 가까운 동북아 3국 순방을 마치고 22일 귀국길에 올랐다.부시대통령은 도쿄(東京)과 서울, 베이징(北京)을 차례로 돌며 북한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조금씩 완화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에 따라 한ㆍ일ㆍ중 3국도‘A급 경보’가 발효됐던 태풍이 세력을 약화시켜 지나간 것처럼 안정감을 되찾는 모습이다.
미국측도 대 테러 전쟁에 대한 3국의 외교적 지지를 확보하는 성과를 올린 것으로 자평하고 있다.
■3국 순방결산
이번 순방의 가장 큰 목적은 콘돌리사 라이스 국가안보좌관이 배경설명에서 밝혔듯이 대 테러전에 대한한ㆍ미ㆍ일 3국과의 공조를 확인하고 동북아 경제권과의 상호협력을 강화하는 데 있었다.
첫 기착지인 일본 방문에서 부시 대통령은 “태평양 지역의 자유 민주주의 국가로 미국과 일본은 미래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며 일본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부시 대통령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일본총리와의 회담 등을 통해 일본 경제 회복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향후 대 테러전 수행에 있어 일본의 협력을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한국에서는 냉전의 마지막 지대인 한반도의 정세를 직접 확인하고 자신이 ‘악의 축’으로 규정한 북한에 대한 정책 기조를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지난해1월 정권 출범 초 ‘잠재적 적’으로 간주했던 중국을 방문, 대 테러전 돌입에 따른 새로운 국제정세에 따라 미ㆍ중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데 주력했다.
부시 대통령은 장쩌민(江澤民)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경제분야와 대 테러전에서 협력키로 합의했으나 대만 문제와 종교, 대량살상 무기확산 등에서는상호간 이견을 재확인하는 선에서 그쳤다.
■북미관계 전망
북미 관계와 관련해 주목할 부분은 부시 대통령의 대북관이 일본ㆍ한국ㆍ중국을 거치면서 순차적으로 부드러워졌다는 점이다.
부시 대통령은 미일 정상회동 후 “북한은 행동을 바꿔야 하며 우리는 어떤 선택방안도 검토 중”이라며 대북 압박공세를 지속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미국은 북한에 대해 전쟁을 일으킬 의도가 없고 한국도 북한을 공격할 의사가 없다”며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이는 콜린 파월국무부 장관의 ‘대북 전쟁배제론’을 재확인한 것이지만 한국에서 이를 재차 천명함으로써 한국의 포용정책을 총론적으로 지지하고 있음을 직접 전달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북미 관계의 진전 여부는 북한의 태도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이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재래식 전력 문제와 미사일수출 문제 등에 대해 미국이 강경 자세를 여전히 고수하고 있어 북한이 선뜻 대화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와 관련,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북한이 평양방송 등을 통해 클린턴 정권 당시 진전됐던 북미협상의 성과에 집착하는 듯한 반응을 보인 점을 중시해야 한다”며 “미국이 좀더 부드러운 협상 자세를 보이기 전에는 북미 대화의 성사는 난망하다”고 전망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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