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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모욕당한 올림픽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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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모욕당한 올림픽 정신

입력
2002.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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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들이 승부를 바꾸었다. 믿을 수가 없는 웃기는 판정이다. 오노의 금메달은 가짜다.”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한국의 김동성 선수가 1위로 골인을 하고도 진로방해 판정을 받아 실격하는 장면을 취재하던 세계각국 기자들이 한탄하며 던진 논평들이다.

이번 올림픽 주관방송사인 미국 NBC가 경기 직후 즉석 인터넷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26만명이 접속해서 그 중 96%가 ‘김동성의 실격은 부당하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김동성이 금메달을 도둑맞았다는 우리 국민의 분노가 결코 과장된 감정이 아님을 방증하는 자료라 하겠다.

모든 스포츠 경기에는 텃세가 있고 올림픽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그것도 정도문제다.

이번 올림픽쇼트트랙 경기에서 일어나는 판정시비에서 우리는 개최국 미국의 영웅 만들기에 외국선수들, 특히 동양선수들이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의혹을 씻을 수가 없다.

일종의 스포츠 국수주의의 냄새를 느끼게 된다.

우리는 올림픽에서 이런 판정은 시정되어야 한다고 본다. 따라서 한국선수단이 강력 항의하고 또 스포츠중재 재판소에 제소하는 것은 당연하다.

비록 우리 선수단의 주장이 받아 들여지지 않더라도 이 같은 항의와 제소는 차후 공평무사한 판정을 위해 올림픽경기에 기여할 것이라고 본다.

오히려 우리 선수단이 앞선 경기에서 판정시비가 있었음에도 남아있는 경기를 위해 일단 참겠다고 했던 입장정리는 서양문화에는 통하지 않는 동양적인 자세였다고 본다.

아울러 이번 기회에 쇼트트랙 등 판정시비 여지가 많은 종목에 대한 경기 규칙의 개정과 심판배정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상 스포츠 정치를 좌지우지하는 서양국가들에 맞서 필요하다면 일본 중국 등과 협력할 수도 있어야 한다.

IOC위원을 3명이나 배출한 나라에 걸맞게 올림픽 정책에서 발언권을 높일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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