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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랍 美WSJ기자 참혹한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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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랍 美WSJ기자 참혹한 죽음

입력
2002.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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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해장면 비디오 입수…부시 "테러범 일소"결의파키스탄에서 한달 전 이슬람 과격세력에 납치됐던 월 스트리트 저널(WSJ)의 미국인 기자 대니얼 펄(38)이 살해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테러 커넥션을 파헤치던 펄 기자가 결국 끔찍한 테러에 희생됨에 따라 미국 주도의 대(對) 테러 전쟁 강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파장이 확산하고 있다.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펄기자가 살해됐다는 증거를 입수해 유가족에게 통보했다”면서 “파키스탄과 협조해 잔인무도한 사건의 관련자들을 모두 색출, 법정에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국무부는 살해 증거의 내용을 밝히지 않았으나 언론들은 파키스탄 당국이 펄 기자의 참수(斬首) 장면이담긴 3분 짜리 비디오 테이프를 입수, 미국측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파키스탄 수사 관계자는 “카메라가 펄 기자의 얼굴에 초점을 맞추더니 갑자기 그의 목이 둔기에 의해 잘려나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가 언제, 어디서 살해됐는지는 밝혀지지 않았고 시신도 찾지 못했다.

중국 방문 도중 이 소식을 접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2일 “야만적인 범죄에 가담한 이들은 이런 범죄가 자신들의 명분을 훼손하고 전세계 테러범을 일소하겠다는 미국의 결의를 굳게 할 뿐임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유가족에 애도를 표하면서 “곧 태어날 그의첫 아기가 다른 이들의 추억을 통해서만 아버지를 알게 될 것이 특히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페르페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도 보안군에 사건 연루자 전원 체포를 명령하고“미국과 온 세계가 테러로부터 자유롭게 하기 위한 전쟁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도 “이 사건은 갈등과 폭력의 현장에서 기자들이 직면한 엄청난 위험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면서 펄의 기자정신을 치하하는 등 세계 각국에서 펄 기자에 대한 애도 표명이 잇따랐다.

WSJ도 성명을 통해 “대니는 훌륭한 기자이자 뛰어난 동료, 정다운 친구였다”면서 “조만간 그의 업적을 기리는 사업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 뭄바이 소재 WSJ 남아시아 지국장이었던 펄 기자는 신발폭탄 테러 용의자와 연관된 이슬람 무장단체 지도자를 인터뷰하기 위해 지난달 23일 카라치로 갔다가 납치됐다.

납치범들은 언론 등에 펄 기자의 머리에 총을 겨누고 있는 사진 등을 담은 e메일을 수차례 보내 “관타나모 미 해군기지에 수용된 파키스탄인들을 석방하지 않으면 그를 처형하겠다”고 위협해왔다.

뉴저지주 프린스턴 출신인 펄 기자는 스탠퍼드대에서 언론학을 전공한 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등 지방 신문을 거쳐 90년부터 WSJ에서 일했다.

바이올린 연주자, 아마추어 작곡가로도 활동한 그는 재치있는 필력으로 이름을 날렸으며,이슬람 세계에 대해서도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었다고 동료들은 전했다.

이희정 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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