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중 보안부대에 연행되어 조사를 받다가 사망한 성균관대 학생 이윤성씨 의문사 사건이 타살일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이 사건 수사관들과 보안부대장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씨가 불온전단을 소지하고 있었다는 혐의사실은 조작이라는 진술을 받아냈다.
조사과정에서 가혹행위를 당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진술도 있었다.
이 두 가지 사실은 이씨가 월북을 기도한 사실도, 불온전단을 소지한 사실도 없었으며,부대 안 정구장 심판대에 목을 매 자살했다는 군 당국의 발표도 조작됐을 개연성을 말해주는 결정적인 단서로 볼 수 있다.
이씨를 연행한 이유가 불온전단 소지나 월북기도 혐의가 아니라, 녹화사업 때문이었다는 진술은 간과할 수 없는 의미를 지닌다.
녹화사업이란 반정부 데모 학생들을 강제로 입대 시켜 생각을 바꾸게 하거나, 이들을 학원정보 수집요원으로 활용하는 사업을 말하는 군사정권 시대 공안통치 수법이었다.
이씨를 학원프락치로 활용하려는 회유과정에서 가혹행위가 있었다는진술은 그 사업의 비인간성과 폭력성을 고발하는 증언이기도 하다.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 접수된 많은 군 관련 사건 가운데 처음으로 타살 가능성이 드러났다는 점에서도 이 사건의 의미는 크다.
아들의 사망소식을 접한 유가족은 빨갱이로 몰아대는 당국의 서슬이 무서워 곡 소리도내지 못했다 한다.
어머니는 울화병 때문에 오랫동안 정신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이제 단서를 찾았으니 진상규명위는 조사를 서둘러 책임한계를 분명히 가려내고, 엄하게 책임을 묻는 것으로 유가족을 위로해주기 바란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