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채권 발행시장에 완연한 봄기운이 돌고 있다. 신용도가 낮은 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가 시장에서 빠르게 소화되고있고, 은행들의 금융채 발행도 눈에 띄게 급증하는 추세다.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들어 전체 일반 회사채 발행액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감소했지만 신용도가 낮은 ‘BBB’등급 이하 회사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월 중 전체 회사채 발행액 1조4,987억원 중 ‘BBB’급 이하 회사채가 7,878억원으로 52.6%를 차지했으며, 2월 들어서도 22일까지 ‘BBB’급 이하 회사채 비중은 46.0%(9,035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9월 27.0%, 10월 13.8%, 11월 26.9%, 12월31.7% 등에 비해 크게 높은 수치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신용위험이 크게 줄었다고 판단한 시장 참여자들이 신용도가낮은 기업의 회사채를 적극적으로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회사채(AA-)와 국고채의 평균 금리차가 1.4%포인트 가량에 달했지만 올 들어서는 1%포인트 이하로 크게 축소된 것도채권 시장의 봄기운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시중은행의 금융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올 들어 국내 9개 시중은행이 발행한 금융채 총 규모는 4조1,000여억원으로지난해 1년간 총 발행액 9조8,000여억원의 절반에 육박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예년의 경우 금리가 하락할 것을 우려해 금융채 발행에소극적이었다”며 “하지만 하반기 이후 금리 상승이 예상되고 최근 수신 단기화로 1년 이상 장기자금 조달 필요성이 높아져은행들이 금융채 발행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채권시장이 본격적으로 제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한국은행 김성민 채권시장팀장은“여전히 우량기업의 자금수요가 없기 때문에 전체 회사채발행액은 올 들어 오히려 감소한 상태”라며 “‘A’급 이상 회사채 물량이없어 ‘BBB’급 이하 회사채가 상대적으로 혜택을 입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