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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이냐…실리냐… 외국인선수 귀화논란 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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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이냐…실리냐… 외국인선수 귀화논란 재연

입력
2002.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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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물불 가리지 않기로 한 거냐.” “월드컵 16강 진출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자.”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의 때 아닌 외국인선수 귀화추진 발언이 나온 지 하루가 지난 21일. 축구협회와 월드컵조직위원회 홈페이지 등에서 찬반양론이 팽팽히 맞서는 등 귀화 용병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붙었다.귀화선수 영입 찬성론자는 ‘편협한’ 혈통주의를 고집하다 월드컵을 완전히 남의 잔치로 전락시킬 수 있다는 걱정을 앞세운다. 축구협회 게시판에 글을 띄운 하모씨는 “자존심보다는 실리를 택해야 한다”며 “찬반을 떠나 기회를 주는 것까지 막을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반대론은 아무리 월드컵 16강 진출이 중요하다지만 귀화까지 시키면서 달성해야 할 목표는 아니라는 것이다. 박모씨는 게시판에서 “외국인의 골을 보며 감동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위원장이 20일 운을 띄운 ‘제3의 귀화후보’는 지난해 프로축구 정규리그 득점왕 산드로(22ㆍ수원 삼성)로 압축된 상태. 2000년 한국무대에 데뷔한 산드로는 국적법상 외국인의 일반귀화 요건인 5년 이상 국내 거주자격에 미달한다.

따라서 그가 한국국적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폴란드로 귀화한 나이지리아 출신 최전방 공격수 올리사데베의 경우처럼 대통령의 특별승인이 필요한 특별귀화 절차를 밟아야 한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상 귀화한 나라의 대표선수로 출전하기 위해서는 단 한 차례라도 전 국적 대표선수(청소년대표 포함)로 출전해서는 안 된다.

‘산드로 카드’가 새롭게 부상한 것은 북중미 골드컵에서 대표팀의 골 결정력이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수원 관계자에 따르면 산드로는 지난해부터 한국귀화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김호 수원 삼성 감독은 “너무 졸속으로 추진되는 감이 있다”며 “나이도 어리고 브라질 올림픽대표팀으로 발탁될 수도 있어 한국 귀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표선수 선발의 열쇠를 쥐고 있는 히딩크 감독은 기본적으로 귀화선수 영입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지만 산드로에 대해서는 “검토해 보자”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공격수 샤샤(성남)와 수비수 마시엘(전남)의 귀화문제가 불거졌을 때 한 가지 원칙을 밝힌 적이 있다.

히딩크 감독은 “샤샤가 그렇게 뛰어난 선수라면 왜 유고에서 그를 불러들이지 않느냐”며 “한국선수에 비해 절대적으로 기량이 앞서야 한다”고 말한바 있다. 히딩크 감독의 이 같은 ‘귀화 기준’으로 볼 때 산드로도 기준에 미달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외국인선수 귀화에 대한 찬반과 관계없이 병역혜택을 비롯해 ‘16강의 이름으로’ 많은 일을 특례처리 하려는 축구협회의 처사에 대해서도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협회가 북한선수 영입이라는 실현성이 떨어지는 안을 제기했다가 난관에 부딪치자 다시 ‘귀화카드’를 꺼내든 것이 아니냐는 눈초리와 함께 축구협회가 이번에도 ‘치고 빠지는’ 행정으로 국론만 분열시킬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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