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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방송시대 열린다] (2)4년후 문화ㆍ산업 파급효과 6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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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방송시대 열린다] (2)4년후 문화ㆍ산업 파급효과 6조원

입력
2002.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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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5일부터 11월 19일까지 리서치플러스연구소가 서울과 수도권 지역방송 종사자 및 전문가 3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우리 방송의 현재와 미래 인식조사’ 결과는 위성방송의 가능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향후 10년 뒤 가장 중요한 방송형태가 어떤 것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가’ 라는 질문에 현재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KBS, MBC, SBS 등 지상파 TV 라고 답한 사람이 조사 대상자의 33.1%인데 비해 34.6%는 위성방송이라고 답했다.

케이블방송은 17.7%, 인터넷 방송 은10.6% 였다. 이는 현재의 방송구도와 전혀 다른 방송계의 판이 짜여진다는 것을 예고하는 것이다.

선문대 신문방송학과 황근 교수는 “96년 위성방송을 시작한 미국의 에코스타는 가입자가 570만 명, 98년 방송을 개시한 영국의 BSKB는 860만 명에 달한다. 앞으로 우리 방송계도 지상파 TV와 위성방송 두 체제로 재편될 것” 이라고 전망한다.

위성방송 출범은 방송계 뿐 아니라 문화ㆍ산업의 지형도를 변화시킬 큰 변수가 될것으로 보인다. 우선 위성방송으로 인해 문화계의 고용창출이 예상된다.

고려대 신문방송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위성방송의 146개 채널 제작에 필요한 가수, 탤런트 등 연예인은 2,000여명에 달하고 프로듀서, 카메라맨 등 방송인도 4,000여명이나 필요하다.

콘텐츠를 제작하는 독립 프로덕션사의 활성화도 촉진시킬 것으로 보인다. 현재 200여 개에 달하는 독립 프로덕션사는 수요가 적어 경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트콤을 제작하는 조이TV 송창의 사장은 “독립 프로덕션사가 그동안 콘텐츠를 납품하는 곳이 KBS, MBC등 지상파TV와 m.net, 아리랑TV 등 일부 케이블 방송이었다.

위성방송이 시작되면 콘텐츠 시장이 현재보다 두 배 이상 확대 될 것이기 때문에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독립 프로덕션사의 콘텐츠 제작 활성화를 위해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과 한국디지털위성방송은 1월 각각 200억원, 600억원규모의 콘텐츠투자조합을 만들었다.

위성방송의 데이터 방송으로 인해 방송과 통신이 본격적으로 융합되면 그와 관련한 산업 규모도 확대된다.

가장 성장이 기대되는 산업 분야는 전자 상거래다. TV를 보면서 곧 바로 상품을 주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데이터방송을 통한 전자상거래 규모가 150억 달러(2001년)에 달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인터넷산업도 성장할 수 있다. TV를 통한 위성 인터넷, e-메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위성방송의 가장 큰 수혜자는 가전업체이다. 위성방송은 기존 아날로그 방식이 아니라 디지털 방식으로 방송돼 디지털TV 수요가 폭증할 것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상파 TV의 디지털방송이 본격화하고, 위성방송이 완전히 자리를 잡을 것으로 예상되는 2006년까지 디지털TV 수요가 1,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이밖에 카메라, 중계차, 편집기 등 방송장비를 생산하는 업체도 위성방송 출범과 함께 활기를 띌 것으로 보인다.

전북대 언론심리학부 김승수 교수는 “위성방송이 성공한다면 문화ㆍ산업 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에도 많은 변화가 올 것이다. 통신과 방송의 융합으로 정보화에 소외됐던 계층이 줄어들 것이고 미디어 정치가 본격화하기 때문” 이라고 말했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강현두 KDB사장

“위성방송은 단순한 방송이 아니라 방송과 통신이 융합하는 종합사업으로 선진국에서는 위성방송의 선점을 위해 경쟁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위성방송 사업 5년차가 되면 관련산업 파급효과가 6조 8,000억 원, 고용창출 효과도 6만 2,000여 명에 달할 것이다.”

3월1일 차질없이 본방송을 위해 밤낮이 없는 한국디지털위성방송(KDB) 강현두사장의 감회는 남다르다.

본 방송 준비기간 1년이 너무 부족했다는 강 사장은 “우선 86개 비디오 채널과 60개 오디오 채널로 출범하지만 지상파 TV방송이나 케이블 방송과는 차별화한 콘텐츠 방송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각오를 다진다.

하지만 걱정이 없는 것도 아니다. 위성방송 수신을 위한 셋톱 박스의 생산이 원활하지 않는데다 위성방송이 타 방송과 차별화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쌍방향 데이터 방송의 준비가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강 사장은 “수신시설문제는 정보통신부와 생산업체와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몇 개월 내에 본 방송 시청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고, 기술적인 문제를 보완해 데이터 방송은 조속히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KBS PD로 방송계와 인연을 맺은 뒤 서강대와 서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위성방송 경영자로 나선 강 사장은 “지난 1년 동안 방송의 경험과 전문 지식을 위성방송의 성공적 출범을 위해 쏟아 부었으나 많이 부족했다. 위성방송도 민간사업인만큼 이윤 창출에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겠다”며일단은 “위성방송의 문을 열었다는 데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가전ㆍ유통ㆍIT업체 시장선점 大각축

위성방송 출범을 앞두고 가전, 유통, 정보기술(IT) 업계 등은 폭풍 전야의 긴장감이 돌고 있다.

6월에 개최될 월드컵 특수와 맞물려 위성방송 출범 초기부터 이례적인 특수가 기대되기 때문에 서둘러 신제품 출시 및 가격 인하와 새로운 콘텐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전업계는 올해 전체 TV시장 250만대 중 디지털 TV 시장규모가 30만대를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도 디지털TV 100만대를 보급키로 하는 등 분위기 조성에 가세, 아날로그TV의 디지털TV로의 전환시기가 앞당겨질 전망이다.

LG전자와 대우전자는 이 달 들어 디지털방송 시청용 프로젝션TV를 내놓았다. LG전자는 49, 56, 60인치 3종의 프로젝션TV를 선보였고 대우전자는 55, 60인치 프로젝션TV 신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가격 인하전도 뜨겁다. 대우전자가 올 들어 가격인하를 단행한 뒤 다른 가전 회사들의 디지털TV 가격인하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2월부터 프로젝션 방식의 HD(고화질)급 디지털 TV와 브라운관 방식의 HD급 디지털 TV 가격을 모델별로 5만∼200만원 가량 인하했다.

LG전자도 위성방송 수신용 TV 가격을 최저 10만원에서 최고 430만원(4-40%) 인하했다.

휴맥스, 현대디지탈테크 등 그 동안 수출에만 주력했던 셋톱박스 업체들의 안방 차지 경쟁도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해외시장에서 휴멕스, 한단정보통신 등에 밀렸던 현대디지탈테크는 KDB의 1차 보급형 수신기 입찰에서 최대공급업체(30만대 중 15만대 수주)로 선정된 여세를 몰아 2차 입찰에서도 가장 많은 물량을 따낸다는 전략이다.

셋톱박스업계의 대부인 휴맥스는 다른 업체보다 월등히 앞서는 인지도를 활용하면 내수시장 진입도 어렵지 않다고 판단한다.

휴맥스는 보급형 모델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표준형 모델(하반기 중 실시 예정)에 초점을 맞췄다.

폭발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홈쇼핑업계에게 위성방송 개국은 메이저 유통업종으로 등극하기 위한 절호의 기회.

위성방송은 일일이 지역방송사업자(SO)에 가입하지 않고도 위성을 이용해 전국에 고화질의 방송을 동시 송출할 수 있어 적정가입자 수만 확보 될 경우 기존의 케이블TV망보다 더 강력한 홈쇼핑 도구가 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2년째 불황에 허덕이고 있는 컴퓨터업계도 위성방송 개막을 환영하고 있다. 1999~2000년‘PC붐’을 타고 판매됐던 구형 PC의 교체시기가 위성방송 출범과 맞아 떨어진 것.

업계는 서둘러 위성방송 수신이 가능한 PC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대대적인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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