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테러와의 전쟁에 관한 우호적 여론 조성을 위해 신설한 전략영향국(Officeof Strategic InfluenceㆍOSI)의 활동 범위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OSI의 존재는 19일 뉴욕 타임스 보도를 통해 처음으로 알려졌는데 전통적인 ‘정보전’ 수행은 물론, 적을 교란시키기 위해 우방국을 포함한 해외 언론에 거짓 정보를 유포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라디오ㆍTV 뉴스제작자 협회에서 즉각 항의 서한을 보내는 등 비난이 쇄도하자 국방부는 “일반인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며 진화에 나섰다.
도널드 럼스펠드 장관은 20일 “정부 관리, 국방부, 본인,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 모두 미국민과 세계인들에 진실을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2차 대전 때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상륙지를 거짓으로 흘렸던 사례를 들면서 적의 오판을 유도하기 위한 ‘전술적 속임수’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또 OSI의 임무는논의 단계로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OSI는 이미 중앙정보국(CIA)과 몇몇 중동국가 정부의 언론대책 집행에 관여했던 워싱턴의 자문사 렌든 그룹을 고용, 해외 언론사 조직 분석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언론공작’ 의혹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 등 언론들은 국방부 내에서도 OSI의 활동 영역을 놓고 의견이갈려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공보 분야 관리들이 주축이 된 반대론자들은 비밀정보전과 같은 ‘음지’(Black World) 업무와 공보 등 ‘양지’(White World) 업무를 한 조직에서 수행하는 것은 문제가 있으며, 특히 허위 정보 유포 행위는 국방부 공식 발표의 신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사이먼 워든 OSI 국장은 천체 물리학자이고 OSI를 감독하는 더글러스 페이스 정책담당 차관은 중동문제와 전략무기 전문가로, 여론이나 언론에 관한 전문성을 전혀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반면 정보 계통 관리들은 아프간 전쟁 초기 언론이 의외로 민간인 피해에 초점을 부각하는 바람에 알 카에다 지도부에 대한 공격 기회를 놓쳤다는 점 등을 들어 언론 공작을 포함한 정보 작전 강화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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