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은 양국이 교역과 반(反) 테러 연대를 고리로 전략적 동반자적 관계를 다지면서 미사일 방어(MD), 대만 문제, 종교ㆍ인권 문제 등에서 상호의 입장차를 다시 확인한 자리였다.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장쩌민(江澤民)중국 국가 주석은 이번 회담이 1972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과 마오쩌둥(毛澤東) 주석간 회담 30주년을 맞아 열린다는 역사적 상징성을 강조하며 양국 현안의 공통 분모를 찾아내는 데 큰 비중을 할애했다.
먼저 두 정상은 9ㆍ11 테러 후양국간 연대 분위기를 한껏 드높였다. 부시 대통령은 “두 나라가 모두 테러의 위협을 받고 있다”며 중국을 테러와의 전쟁의 적극적 협력자로 치켜세웠다. 江 주석도 “상호주의와 상호 이익에 근거해 대화와 협력의 차원을 높이고 반 테러 협력을 위한 중 장기적 체제를 고양시키겠다”고 화답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江 주석에게 올가을 텍사스주 클로포드 목장 방문을 요청, 江 주석의 수락을 받는 등 양국간 우호 분위기를 이어가려는 노력이 역력했다. 하지만 여러 사안에서 입장차의 간극은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부시 대통령도 “양국이 어떤 사안에서 이견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상호 존중의 정신에서 합의점을 찾으려한다면 점진적으로 상호 이견차를 극복하게 될 것”이라고 밝혀 이 같은 분위기를 굳이 숨기지 않았다.
미측은 무엇보다 중국으로부터 미사일과 핵기술을 이란ㆍ파키스탄으로 수출하는 것을 막기 위한 협정 체결을 성사시키려 했으나 결국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
미국은 중국측에 수출 금지무기 품목의 목록을 제시할 것을 끈질지게 요구해 왔으며 대신 중국은 중국 위성을 미국 회사들이 발사하는 것을 금지한 조치를 해제할 것을 요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미사일의 확산에 강력히 반대하기를 바란다”며 미국의 일방적 희망만을 피력했다.
종교 문제도 난제였다. 부시 대통령은江 주석에게 종교적 자유를 존중하고 로마 가톨릭 주교들의 석방을 요구했으나 江 주석으로부터 내정 문제라는 원론적인 수준의 답변을 들었을 뿐이다. 江 주석은 종교문제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즉답을 피하면서 “사제 감금은 종교적 신념 때문이 아니라 국내법을 어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MD 문제도 제기했다.그는 “MD 구축은 위협적인 국가들에 의한 미사일 발사에 대응, 미국과 동맹국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지만 대만을 MD 체제에 포함 시킬것이냐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아 중국을 직접 자극하는 것을 피했다.
대만 문제에서도 江 주석은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하는 분명한 태도와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중지를 강력히 요구했으나 부시 대통령은 하나의 중국 지지 원칙을 강조하면서도 양안 대화를 강조, 이견을 보였다.
베이징=송대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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