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만의 축구대표팀 복귀. 월드컵출전의 ‘역사’나 다름없는 홍명보(33ㆍ포항)에겐 왠지 낯선 명제다.“대표에 다시 합류해 기쁘다”는 그의 표현도 그저 어색하기만 하다. “13년간의 대표생활동안 이처럼 오랜 부상은 처음 겪어봤다”는그에겐 8개월의 재활기간이 축구선수로서 난생 처음 겪는 고통의 시간이었다.
그러나 한국선수로는 최초로 월드컵 4회 연속출전을 눈앞에 두고있는 그는 “100일뒤 생애 최고의 월드컵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며 신중하게 포부를 밝혔다.
크로아티아 전지훈련의 여독이 채 가시지 않았지만 21일 오전 팀 훈련합류를 위해 포항으로 내려간다는 그는 한결 성숙해진 모습이었다.
_8개월만의 대표 복귀가 어색할 것 같다.
“소속팀 전지훈련을 통해 자신감을 되찾았다. 부상 기간동안 눈물이 핑 돌만한괴로움을 겪은 것도 사실이다.”
_그동안 대표팀 제외에 대한 개인적인 심정은.
“솔직히 ‘하필 이런 부상 기간중 나에 대한 평가가 쏟아지는 것일까’라는 생각에기분이 유쾌하지는 않았다. 13년동안의 활동이 너무 잘못 평가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했다.”
_히딩크 감독이 어떤 이야기를 전했나.
“부상은 괜찮은지 물었고 대표팀을 위해 뜻있는 일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_부상과 관련해 히딩크 감독과 오해가 있었던 것은 아닌가.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 전부터 리듬이 떨어져 부상을 입었다. 부상때문에 히딩크감독이 대표 합류를 요청해도 이에 응할 수 없는 상태였다. 오래 쉬다보니 주위에 그렇게 비춰진 것 같다.”
_12년전 이탈리아월드컵 대표에 발탁될 때와 지금의 재발탁을 비교한다면.
“당시엔 밤잠도 설칠 만큼 기뻤지만 이젠 월드컵의 무게를 잘 알기 때문에 잘해내야한다는 부담과 긴장이 더 크다. 멋도 모르고 본선무대에 섰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현역시절 마지막 월드컵이 눈앞에 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_부상 재발의 우려때문인지 ‘한달 뒤쯤 발탁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일부 축구인들의의견도 있다.
“나 역시 동의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팀 조직력과 개인적인 적응을 위해서는 조기합류도 좋다.”
_골드컵과 우루과이 평가전서 대표팀이 부진했다.
“역시 집중력이 문제다. 선수들이 많이 지쳐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 역시 그런이유로 부상(피로골절)을 당했다. 한국축구가 좀더 발전하기 위해 대표팀의 합숙기간이 좀더 짧아져야 할 것이다. 선수들의 휴식이 실제 경기 결과만큼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정받았으면 한다.”
_수비형 미드필더로의 기용도 예상되는데.
“그동안 해왔던 리베로 역할이 개인적으로나 팀에도 가장 어울리는 것 같다. 그러나수비형 미드필더로도 제 몫을 다할 자신이 있다.”
_히딩크 감독의 공격적인 3백 운영에 대한 평가는.
“바람직한 방향이다. 개인적으로도 원하는 부분이다.”
_한일월드컵에서 공격과 세트플레이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욕심은 없는가.
“기회가 주어진다면 적극적으로 나설것이다. 언제부턴가 프리킥은 잘 안차게 된것 같다. 프리킥은 보다 나은 선수가 있다면 당연히 양보해야 한다.”
_외국선수 영입문제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팀 전력향상에는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선수끼리의 의사소통이 얼마나 이뤄질지는의문이다. 과거 로페스와 같은 일본의 귀화선수는 일본어 구사능력을 갖춘 뒤 대표에 합류하지 않았는가.”
_본선 3개국 중 가장 전력을 다하고 싶은 상대는.
“16강 진출여부와 팀 분위기를 위해서도 역시 첫 경기가 가장 중요하다. 폴란드전일진이 가장 좋다고 하니 다행이다.”
_팀에서 영어를 가장 잘하는 선수라 들었다. 공부에 대한 욕심이 큰 것 같은데.
“일본에서 일본어 공부를 하느라 영어공부는 많이 못했다. 그저 어느정도 의사소통만가능한 수준이다. 조만간 대학원(고려대)에 진학할 예정이다.”
_여느선수와 달리 플레이나 생활면에서 너무 점잖아 ‘축구선수답지 않다’는 느낌도든다.
“성격이 내성적인 편이라 오래전부터 ‘좀 더 적극적이지 못한 것이 아쉽다’는생각을 해온 것도 사실이다. 사교적이지는 못하지만 팀의 주장을 오래 맡다보니 늘 중심을 잡으려 노력하는 편이다.”
_1~2년 뒤 은퇴를 하겠다고 공언했는데.
“그래서 한일월드컵에 대한 기대와 부담이 더욱 크다. 마지막 역량을 쏟아부어월드컵 16강 진출을 해내고 싶다. 진출 가능성은 60%를 웃돈다고 생각한다. 은퇴 후 축구행정가 혹은 지도자 생활을 위해 외국에 나가 어학공부를하고 싶다.”
_은퇴 후에도 월드컵과의 인연을 이어가고 싶은 생각은 없는가.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 될 것이다.
■프로필
생년월일 1969년2월12일서울생
학력 및 경력 동북고-고려대-포항-벨마레히라스카-가시와 레이솔-포항, A매치119경기 출장 9골
체격 181㎝ㆍ73㎏
발크기 265㎜
혈액형 B형
종교 불교
취미 음악감상골프
좋아하는 음식 생선회
가족관계 조수미(29)씨와 2남 성민(5) 정민(3)
이준택기자
nag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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