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21일 다음 방문지인 중국으로 떠났다.이번 그의 2박3일간 체한(滯韓)을 우리측에서 총결산해 보면 절반의 성공, 절반의 좌절이라 평가할 수 있을것 같다.
양국 정상이 서로의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었다는 것이 최대의 수확이었다면, 대북정책을 둘러싼 온도차의 체감은 정부가 극복해야 할 과제가 그렇게 녹록하지 않음을 입증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우리사회 내부에 팽배한 반미 분위기는 정부가 하루빨리 손을 써야 할 화급한 사안이 되었다.
우리가 지금 남남갈등으로 불필요한 소모전을 할만큼 한가하지가 않다. 대북문제의 탈 정치화를 위해 특단의 조치가 불가피한 이유다.
여야 영수회담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남남갈등의 고리를 서둘러 차단하기 바란다.
비록 절제된 표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시의 북한정권에 대한 불신감은 변함이 없었다.
그러나 정부의 희망대로 북한을 극도로 자극하는 일은 피할 수 있었던 점은 다행스럽다.
미국의 강경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는 데는 상당한 ‘대가’를 치렀을 것으로 짐작된다.
같은 맥락에서 미국이 재래식무기에 관한 언급을 생략한데에도 ‘맨입’으로 지나쳤을 리 없을 듯 싶다. 이런 대가가 FX사업의 편익제공 등 우리가 감당하기 껄끄러운 항목이 아니어야 한다.
정부가 앞으로는 미국과 북한을 동시에 설득해야 할 책임을 안게 되었다. 무엇보다 북한의 대화 테이블 복귀 유도가 급선무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평양에 고위급 특사를 파견하는 것도한 방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가능하다면 미국도 이 특사외교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일층의 외교적 노력을 집중해야 하리라 생각한다.
내달 북측에 대해 대화재개를 요청하리라 한다. 곧 이어질 춘궁기나 영농철을 앞둔 시점이라 북한도 이를 쉽게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쌀과 비료 등 대화를 위한 지렛대는 충분한 편이다. 북한이 더 이상 그들을 이해하는 남쪽정부가 ‘퍼주기’ 비난에 직면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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