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한 해 통신업계는 온통 IMT-2000 기술표준 문제로 벌집 쑤셔놓은 듯 했다.동기식(미국식), 비동기식(유럽식) 채택 여부를 놓고 정부, 업계, 학계 전문가들이 격론을 벌인 끝에 SK텔레콤과 KT가 비동기식 사업자로 선정됐다.
LG텔레콤은 탈락 이후에도 비동기식을 주장하다 동기식으로 선회, 뒤늦게 사업권을 따냈다.
기술표준 논쟁 과정에서 당시 안병엽(安秉燁) 정통부 장관은 이동통신 업체들이 서비스를 준비중이던 cdma 2000-1x를 ‘2.5세대’ 기술로 규정, 3세대인 IMT-2000과 구분지었다.
그것은 업계가 IMT-2000 기술표준을 비동기식으로 하기 위해 주장한 “cdma 2000-1x는 2세대 기술의 연장”이라는 논리를 수용한 결과였다.
결국 업체들은 동기식 서비스를 계속하는 동시에 3세대 비동기식 IMT-2000 사업권까지 따내는 양손의떡을 쥐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정통부는 20일 “cdma 2000-1x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승인한 동기식 IMT-2000 기술표준”이라며 기존 논리를 스스로 뒤집었다.
정통부 설명대로라면 국가적 에너지를 낭비해가며 ‘비동기,동기’ 논쟁을 벌일 필요조차 없었다는 얘기가 된다.
정통부의 애매한 태도는 이뿐 아니다. 최근 비동기식 사업자들의 동기 전환을 허용할 의사를 비췄다가 반발을 사자 허용불가로 말을 바꾸었다.
2003년 비동기식 상용화 서비스 일정도 불투명하다. IMT-2000에 대비해 이미 엄청난 투자를 했고, 앞으로도 해야 하는 업계는 도대체 정통부 정책방향이 어디로 가는지 갈피를 잡지 못해 혼란스럽기만 하다.
황상진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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