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우한 성장 환경과 반성, 쇼맨십, 그리고 금메달….’ 쇼트트랙 남자 1,500m 금메달리스트 아폴로 안톤 오노(19)를쫓아다니는 얘기다.9ㆍ11 테러 사태로 인한 미국인의 상처를 씻어 줄 스포츠 영웅을 찾고 있던 미국 언론들에게 오노는 흥미로운 대상이었다. 우선 백인 어머니와 일본인 아버지 유키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출생 배경부터 특이하다.
1세 때 어머니가 가출, 헤어디자이너인 아버지 유키의 손에 의해 자랐던 오노는 10세 때 가출해 마약은 물론 갱단에서도 활동했다. 아들을 바른 길로 이끌기 위해 아버지가 쇼트트랙을 소개했고 오노는 제2의 삶을시작했다. 나이 제한으로 대표팀에 들어갈 수 없다는 규정을 깨고 오노는 14세때부터 대표팀 코치의 특별 지도로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했다. 한마디로 영웅으로 조작될 배경을 두루 갖춘 셈이다.
지난 17일 남자 1,000m서 선두권에 있던 3명이 무더기로 넘어지는 바람에 가까스로 2위로 골인한 오노를 두고 유에스에이 투데이 등 미국의 주요 신문들은 일제히 이름을 패러디해 ‘Oh! No!’라며 그를 위로했다.
이번에도 달라지지않았다. AP통신은 왼쪽 넓적다리에 6바늘을 꿰매고 경기에 나선 4관왕 후보 오노가 드디어 금메달을 따냈다며 오히려 그의 투혼을 칭찬했다. 뉴욕타임스는 ‘거칠고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낳는 쇼트트랙이 이상한 장면을 낳았고 이번에는 오노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라고 감쌌다.
하지만 미국 밖의 반응은 정반대로 흐르고 있다. 이 종목서 4위로 골인한 파블로카르타(25ㆍ이탈리아)는 경기 후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이다. 오노가 양 손을 올린것은 영화 같은 연기였다”라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정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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