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 재정이 급속히 악화하고 있다는 소식이 또 국민의 걱정거리로 등장했다.1월 한 달의 적자규모가 2,400억원이나 되고, 2월 분까지 합치면 올해 예상 적자폭의 60%를 점하게 되리라는 전망이다.
보험료를 올리고 급여를 줄이는 방안을 골자로 한 재정안정종합대책이 발표된 지 1년도 못되어 오히려 적자가 늘고 있으니 어떻게 된 일인가.
적자를 금융기관 차입금으로 메우는 미봉책 때문에 2월 19일 현재 단기차입금이 2조 3,300억원이 넘었다는 소식이고 보면, 건강보험 재정적자가 온 국민을 빚쟁이로 만든 셈이다.
보건복지부 당국자는 작년 7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던 담배부담금 수입이 늦어지고, 아직 2002년도 보험료 인상이 이루어지지 않아 생긴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급여 절약을 위한 조치들이 효력이 없고 보험료 징수 효율도 개선되지 않아, 획기적인 대책이 없는 한 보험료 인상과 차입경영의 악순환을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지난해 가을 비급여 일반의약품을 크게 늘리고, 급여일수를 365일로 제한하며, 재정 누수요인을 차단하는 조치를 골자로 한 제2차 재정안정대책을 내놓았다.
의료거래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보험카드를 전자화하겠다는 계획도 들어 있었다.
당연히 보험급여 지출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됐으나 오히려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전자카드 추진도 답보상태다. 어딘가 큰 구멍이 뚫린 것이 아닌가.
건강보험 재정악화는 의약분업파동 때 의료수가를 너무 많이 올려 준데다, 의사들의 고가 약 처방이 늘어난 때문이다.
여기에 대한 근본처방이 없으면 백약이 무효라는 것을 분명히 인식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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