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남북대화로 물꼬" 적극…美는 미온적20일의 한미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긴장 기류가 진정되면서 양국의 후속 대책이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측으로서는 우선 남북, 북미대화 재재를 위한 준비작업을 서두르는 모습이지만 미국 쪽은 이와는 다른 느낌의 행보를 보이는 양상이어서 대비된다.
또 북한은 9ㆍ11 테러 사태와 1ㆍ29 미 연두교서 발표이후 몸을 움추린 채 정세를 관망해 오던 선상에서 정상회담 결과를 다각도로 분석하면서 대응할 것으로 여겨져 당분간 복합적인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북한을 유도하기 위한 정부의 준비작업은 미국, 북한, 중국 등을 향해 전방위로 향하고 있으나, 당국자들의 기대는 아무래도 북미대화 보다는 남북대화에 쏠려있다.
일단 남북 대화재개의 계기들이 적지는 않다.
북한의 춘궁기와 파종기가 임박해 있어 식량, 비료 지원문제가 시급히 논의돼야 한다.
또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자주 거론해온 4차 이산가족 상봉 사업도 이어질 필요가 있다.
미국의 진의를 확인하고 싶은 북한 입장을 감안하면 3월중 남북대화 재개 방안이 설득력을 얻는다.
일부에서는 한미정상회담의 메시지를 북한에 직접 전달하기 위해 대북 특사를 파견하는 방안도 조심스럽게 거론하고 있다.
이 방안은 정치적인 파장이 있고, 위험 부담이 따르지만 김 대통령임기 말 대북정책을 북측과 폭 넓게 조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특사파견은 북한의 수용과 미국과의 조율이라는 절차가 남아 쉽게 성사되기는 어려울 듯 하다.
북미 대화와 관련해서는, 그간 한미 양국 당국자들 사이에서 논의되어 온 미측 인사의 북한 파견, 북미협상 채널의 격상 방안 등이 언급되고 있지만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그 실현성을점치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다.
이러한 구도를 구상중인 정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걸림돌도 곳곳에 산재해 있다. 먼저 미국의 대북 협상 지도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미 당국자들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재래식무기, 인권등 모든 의제를 북한과 포괄적으로 논의하겠다는 입장만을 밝힐 뿐 구체적인 협상 시나리오를 흘리지않고 있다.
이런 미측 태도는 북한을 계속 주저하도록 만들 것이다.
한미양국의 온도차도 북한의 관망자세를 부추길 수 있다.
일례로 북측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재래식 무기에 대한 한미양국의 접근방식은 한미정상회담 이후에도 여전히 상이하며,이로 인해 북측이 어떤 카드를 준비해야 할 지가 막연한 상황이다.
남북 대화와 북미대화는 제각각의 속도와 방향을 띨 것으로 봐야한다.
북측은 강경하고,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미국 보다는 당장의 이득을 취할 수 있고, 부담도 적은 남북대화를 선호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북한이 남쪽을 향해 접근해 오더라도 6ㆍ15 정상회담 직후와 같은 전략적 접근 보다는 단기적이고도 전술적인 대화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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