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개혁을 위한 연대모임’(약칭 대개련)은 분명 우리 대중음악계에 ‘소금’ 같은 존재입니다.지난해 ‘가요 순위프로그램 폐지’라는 도발적인 모토로 발족한 이들은 ‘떠들테면 떠들어 봐라 ’는 방송사의 냉소를 받으면서도 서명운동 등 꾸준한 활동으로 공정성 의혹 등 문제점을 널리 알렸고, 결국 KBS의 가요 순위프로그램 폐지라는 개가를 이루어 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가수들의 출연거부로 상징되는 연예제작자협회 사태 등에도 가요계와 방송의 잘못된 구조와 유착관계를 지적하는 등 꾸준히 올곧은 목소리를 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PR비 의혹’폭로와 관련한 대개련의 행보를 지켜보면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듭니다.
섣불리 폭로전에 편승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일부방송사의 몇몇 PD가 억대의 돈을 받는다더라”라는, 일견 솔깃하지만 위험한 주장으로 검찰수사까지 촉구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대개련은 제보자의 안전문제를 들어 구체적인 사실에 대한 확인을 거부했습니다. 확인되지 않는 ‘일부’는 ‘모두’의 이야기처럼 들리게 마련입니다.
그 결과 PD연합회에서“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강력한 반발을 산 반면 검찰 측에서는 이렇다할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18일 각 방송사에 쇼ㆍ오락프로그램 축소, 특정기획사의 독점출연 등을 담은 공개요청서를 보냈지만 그것 역시 ‘PR비 의혹’의 수습되지 못한 파문 때문인지 그다지 힘이 있어보이지는 않습니다.
단지 대의명분을 주장하거나 옹호할 때라면 몰라도 누군가를 비판하거나 의혹을 폭로할때는 철저한 확인과 검증을 거쳐 당사자가 꼼짝도 못할 정도로 옭아매야 합니다.
주도면밀함이 없다면 목소리만 큰 아마추어 운동권으로 비치기 십상입니다. 지금이야말로 대개련이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는’ 전략을 갖출 때입니다.
양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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