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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독자생존론 주장해온 辛산자"삼성전자 제휴" 발언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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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독자생존론 주장해온 辛산자"삼성전자 제휴" 발언 파장

입력
2002.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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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국환(辛國煥) 산업자원부 장관의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반도체 제휴’ 발언이 하이닉스 처리문제에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신 장관은 20일 국내 반도체업계 대표들과 가진 조찬간담회에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제휴를 하면 반도체 산업이 우리나라 성장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장관은 간담회가 끝난 후 “제휴란 채산성있는 수출을 위해 두 회사가 협력해야한다는 뜻이지 (구조조정이나 경영권 참여같은) 전략적 제휴와는 무관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업계는 이날 발언이 신 장관이 앞장서온 하이닉스 독자생존론과 무관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최선의 조합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손을 잡는 것이야말로 가장 이상적인 해법이란 견해는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다.

인수든, 전략적 제휴든 ‘삼성전자+하이닉스’의 조합은 부실처리 대가로 세계1위 산업기반을 헐값에 내줘야하는 마이크론 카드나,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부실을 떠안고 가야하는 독자생존 카드보다 확실히 매력적이다.

때문에 정부도 채권단도 내심 삼성전자가 ‘하이닉스 해결사’로 나서, 금융과제(부실처리)와 산업과제(반도체 강국지위유지)의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주기를 기대해왔다.

한 애널리스트는 “성사가능성을 떠나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뭉친다면 시장점유율이 45%까지 높아져 완전독주가 가능해진다”며 “이 경우 인피니온은 물론 마이크론도 더 이상 추격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장관은 첫 산자부 장관 재임시절부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엮기 위한 물밑노력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조조정특위위원장을 맡았던 작년 12월에도 “마이크론이 과도한 요구를 해온다면 독자생존을 추진하고 삼성전자와 제휴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엔 독자생존론의 총대도 맸다. 모두 신 장관의 이날 발언과 맥락을 같이하는 대목들이다.

만약 하이닉스가 마이크론에 매각돼 미국기업이 되어버린다면 우리나라 수출을 위해 삼성전자와 제휴ㆍ협력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해지기 때문에, 신 장관의 ‘수출협력차원’이란 해명은 논리적으로 설득력이 없다.

결국 이날 발언은 마이크론과 협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하이닉스는 협상결렬→독자생존추진→삼성전자와 제휴 수순을 밟게 될 것이란 뜻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 곤혹스런 삼성전자

“하이닉스에는 관심없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일관된 입장. 그 이유로는 ▦기술적 시너지 효과가 적은데다 ▦SD램 위주의 물리적 점유율확대는 삼성전자의 향후 반도체전략과 맞지 않고 ▦부실인수를 주주들이 동의할 리 없다는 점 등을 들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했던 이윤우(李潤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사장도 “국내업체와 제휴는 현재까지 어떤 논의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현재로선 삼성전자가 하이닉스에 끼어 들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로부터 ‘만약의 경우 하이닉스 해결사가 되어달라’는 희망섞인 메시지를 받은 만큼 무척 곤혹스러워하는 눈치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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