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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 라이스 역할은…對北 강경이미지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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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 라이스 역할은…對北 강경이미지 강조

입력
2002.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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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축’ 발언의 진원지로 알려져 있는 콘돌리사 라이스 미국 백악관 안보담당 보좌관은 이번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방한 일정에서도 예외없이 부시 대통령을 그림자처럼 따라 다녔다.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1시간 45분 간 진행된 부시 대통령과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의 단독 정상회담장에서 라이스는 콜린 파월 국무부 장관 등과 함께 참석, 부시 대통령의 강력한 오른팔임을 재차 확인시켰다.

이날 오후 비무장지대(DMZ) 내 도라산역에서 부시 대통령이 북한측에 대화를 촉구하는 연설을 하는 동안에도 미국 CNN 방송을 비롯한 서방 언론들은 부시 대통령과 라이스의 얼굴을 번갈아 대비시키며 그의 강력한 보수이미지를 부각시켰다.

그러나 라이스의 급진적 대북관이 양국 정상회담장 분위기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 부시 대통령의 이날 대북 어조는 상당히 누그러졌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달 연두교서 이후 계속 지적해 온 ‘악의 축’ 발언을 이번 회담에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북한의 대화 수용 여부와 관계없이 북한에 식량을 제공하겠다는 유화 제스처를 보였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 ‘악의 제국’ 이라는 대소련관을 예로 들었으나 이 역시 이후 레이건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대화 테이블에 나선 것을 지적, 북한과 대화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서방 외교 전문가들은 북한 국민들의 생활상을 집중 부각시킨 부시 대통령의 이번 대북발언이 한국정부의 입장을 고려한 ‘외교수사적 타협’ 의미가 담겨 있다고 분석하면서, 그러나 부시 대통령 연설에 나타난 라이스의 대 북한강경기조는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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