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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다리 없는 장애아 입양한 양정숙씨 "부담아닌 사랑스런 아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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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다리 없는 장애아 입양한 양정숙씨 "부담아닌 사랑스런 아들이죠"

입력
2002.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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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추장스러워 보이는 긴 코가 코끼리에게 짐이 아니듯이 저에게 있어 세진이는 부담이 아닌 그저 사랑스러운 아들일 뿐입니다.”양정숙(35ㆍ대전중구 중촌동 주공아파트)씨는 태어날 때부터 두 다리가 없고 오른쪽 손가락이 두 개 뿐인 세진(6)군을 4년 전 입양했다.

“영아원에 자원봉사를 나갔다 세진이를 보는 순간 저 아이의 엄마가 되겠다고 다짐했어요. 다른 아이들은 얼마든지 입양될 기회가 있지만 세진이는 그렇지 못할 것 같아 남편과 시부모님을 설득했습니다.”

일반아동과 장애아동의 통합교육을 주장하는 양씨는 최근 세진이를 일반유치원에 입학시키기까지 무려 43곳의원을 전전했다.

“‘뽀뽀뽀’나 ‘TV유치원’ 같은 프로에 장애아도 출연시켜 주면 좋겠어요. 어릴 때부터 장애아를 접해온 아이들은 커서도 편견이 없을 테니까요.”

양씨는 의족을한 세진이와 함께 지난해 10월 대전 시민마라톤대회에 참가, 5㎞를 완주했고, 계룡산 정상에도 여러 차례 올랐다.

“장애인이 대문 밖을 지옥처럼 생각케 해서는 안됩니다. 저는 세진이 걷기연습을 꼭 시청복도나 백화점에서 시켜요. 엄마의 자존심과 눈물은 장애아를 더 망칠 수도 있습니다.”

그는 장애인 관련 법개정에도 팔걷고 나섰다. 장애아 입양을 활성화하기 위해 국가가 지급하는 수당을 현실화 해 달라고 보건복지부 관계자를 설득하고 국회 보건복지위 의원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그 결과 올1월 양육보조비를 월2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인상하는 법개정이 이뤄졌다.

양씨는 세진이의 의족비, 재활치료비 등을 대느라 살던 집을 팔고 지금은 21평짜리 임대아파트에서 청소용역업을 하는 남편(김재길ㆍ35)과 딸 은아(11), 세진이와 넉넉하지는 않지만 행복하게 살고 있다.

양씨는 장애인 복지와 통합교육 등에 기여한 공로로 19일 대전복지포럼(회장 윤종삼)이 수여하는 ‘올해의 복지인상’을 수상했다.

대전=전성우기자

swch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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