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게이트’의 핵심 배후 인물인 김영준(金榮俊ㆍ구속)씨가 대주주로 있는 대양금고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회생불가 판정을 내린 뒤 한달 동안 조치를 미루는 바람에 주가조작을 방치한사실이 20일 드러났다. 이 기간에 김씨 등은 지분을 고가에 처분, 막대한 시세 차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특히 금감원이 지난해 2월 대양금고를 밀착 감시하는 동안에도 대양금고가 김천수씨 소유의 ‘고제’와‘코리아에셋메니지먼트’ 등에 메디슨과 한별텔레콤 등의 명의로 최소 430억원을 불법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돈은 고제 등의 주가조작에 이용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달 14~20일 대양금고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4%를 맞추기 위한 700억원의 증자가 불가능하다고판단, 내부적으로 퇴출 결정 방침을 정했지만 영업정지명령은 한 달이 지난 20일에서야 내렸다.
금감원의 이 같은 늑장 조치로 대양금고 주가는 지난달 21일 1,295원에서 31일 2,885원까지 2배이상 급증했다. 당시대양금고 주가는 제3자 인수설이 퍼져 10일만에 6,000여만주가 거래되면서 5일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김영준씨 등이 퇴출사실을 미리 알고 인수설을 퍼뜨리며, 지분을 고가로 처분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또 금감원이 지난해 2월 대양금고를 밀착감시대상으로 선정, 3월과 9월 두 차례 검사를 실시하는 동안에도 대양금고는 김천수씨 소유의 고제와 코리아에셋 등에 400여억원을 불법대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금감원은 이 같은 사실을 올 1월에야 뒤늦게 적발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양정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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