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생 오락영화만 만들어 왔을 뿐, 어떤 메시지도 영화에 담으려 하지 않았다.”‘폭력미학의 거장'으로 꼽히는 일본의 스즈키 세이준(鈴木淸順ㆍ79) 감독이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리는 자신의 회고전 참석차 20일 내한했다.
영화만큼이나 괴팍한 성격으로 언론과의 인터뷰를 극도로 꺼려온 스즈키 감독이지만 첫 방한에서는 시종일관 밝은 모습으로 인터뷰에 임했다.
그가 말하는 오락영화의 기본 요소는 노래와 춤, 액션, 서스펜스. ”살아 있을 때 회고전을 여는 것은 마치 살아서 장례식을 하는 것과 같은 기분”이라는 스즈키 감독은 "몇 년에 한 편씩 작품을 만들던 1970년대에는 집에 틀어 박혀 있거나 구름을 쳐다보면서 지냈는데 이 때 비현실적인 영화를 생각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베니스영화제에 ‘피스톨 오페라’를 출품하는 등 여전히 정력적으로 활동하는 비결을 "매사에 고민하지 않고 조용히 사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1958년 ‘지하세계의 미녀’로 데뷔한 스즈키 감독은 ‘육체의 문’ ‘피스톨 오페라’ 등에서 대담한 성 묘사와 폭력성을 표현해 늘 논쟁과 법적 투쟁의 대상이 되어 왔다.
‘폭력의 엘레지, 스즈키 회고전’은 25일까지 아트선재센터, 3월 2~9일 시네마테크 부산에서 열린다.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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