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미국 대통령은 일본방문에 앞서 일본경제를 심하게 꾸짖었으나 정작 방일기간에는 고이즈미 총리를 위대한 개혁자라고 추켜세웠다.물론 이것은 무대 위의 제스처이고, 장막 뒤에서는 정반대의 풍경이 벌어졌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부시 대통령의 언행은 과거 전임자들이 양국 정상회담 때마다 일본측에 정책 주문사항을 내걸어 공식화했던 것과 확실히 다른 것만은 사실이다.
부시 대통령은 방일결산 기자회견에서도 고이즈미의 개혁노선에 대해 전면적 지지와 지원을 표명했을 뿐이다.
이것은 양국 정권간 두개의 이해관계가 작용한 것이다.
우선 부시로서는 반테러전쟁에서 일본의 협력이 필요했다.
고이즈미 정권을 경제적으로 압박하는 것이 협조관계에 도움이 안 된다고 봤던 것이다.
또 하나는 일본경제의 회생을 위해서도 고이즈미에게 일단 힘을 실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
세계는 부시가 고이즈미에게 따끔한 훈수를 두기를 바랐다. 그러나 부시는 고이즈미를 흔들기보다는 응원하는 쪽을 택했다.
대신 고이즈미는 부실채권 정리문제와 디플레이션 해소 등 지지부진한 기존의 구조개혁 정책들을 강력히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것으로 답했다.
앞으로 고이즈미의 추진력을 지켜봐야겠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바로 양국 정상회담의 결과는 기대이하라고 할 수 밖에 없다.
12년 장기불황의 늪에 빠진 일본경제의 침체는 세계경제의 시한폭탄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엔저(低)와 같은 안이한 정책을 떨쳐버리고, 과감한 개혁을 통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 만이 일본도 살고 세계경제도 사는 길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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