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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속초·제주 視界 '서울과 비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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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속초·제주 視界 '서울과 비슷'

입력
2002.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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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도시로 알려진 강릉, 속초,제주 등의 시정(가시거리)이 해마다 크게 줄어 서울 등 대도시와 비슷한 시계(視界) 불량(20㎞미만) 상태로 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우리나라 전역이 대기오염에 휩싸여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충격을 더하고 있다.

■ 도시별 현황

19일 환경부와 기상청이 1982~2001년 전국 10개 주요도시 연평균 시정을 분석한 결과, 강릉은 82년 23.07㎞를 기록했으나 90년 18.52㎞로 떨어진 데 이어 지난해에는 14.85㎞로 급감했다.

이에 따라 서울 등 대도시의 배를 넘었던 강릉의 육안 관찰 거리는 울산의 현재 수준(14.86㎞)과 비슷하고서울(13.28㎞)을 약간 웃도는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속초와 제주 역시 82년 각각21.59㎞와 26.51㎞을 기록하는 등 청정 대기를 자랑했으나 지난해 14.06㎞과 18.98㎞로 추락, 미세먼지 등 부유물질로 인한 시야 방해가 극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해를 통해 중국 오염원 영향을 많이 받는 군산 역시 18.62㎞에서 10.79㎞로 줄어들어 전국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 인천,부산 등 일부 대도시 가시거리는 큰 변동이 없어 전국 대기상태가 ‘하향 평준화’ 양상을 보였다. 서울은 90년대 한때 10㎞미만으로 떨어졌으나 최근 11~13㎞를 유지하고 있으며 인천 역시 82년13.16㎞에서 지난해 13.70㎞로 큰 차이가 없었다.

■ 뿌연 대기 원인은

환경부 관계자는 “자동차등 지역별 오염원이 증가하고 수도권 등 대도시 오염물질이 편서풍 등을 타고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청정지역마저 대기가 혼탁해져 대관령, 설악산 등에서 바다가 안보이는 날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통상 시간대가 짧은 오전의 가시거리가 미세먼지와 안개 등의 결합으로 오후까지 이어지는 추세가 뚜렷하다는게 환경부의 분석이다.

최근 미항공우주국(NASA)은 뿌옇게 변한 중국과 한반도 위성사진을 공개하며 한국 등 동북아 상공 전역이 오염물질에 휩싸여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난 20년간 안개일수 등 기상조건에는 큰 변동이 없었다”며 “서울등 대도시의 가시거리 유지는 배출 규제 등 대기보전 대책이 강화됐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현재 미국등 일부 국가에서 측정 중인 극미세먼지(PM-2.5)가 가시거리 악화의 주요 요인으로 보고 측정장치 도입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기상청과 함께 지역별 오염원 정밀 분석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가시거리는 미국, 유럽등에서 국립공원 등 청정지역의 주요 대기오염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강 훈기자

hoon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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