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한국시간) 러시아의 아성으로 여겨지던 피겨 아이스댄싱부문에서 프랑스의 마리나 아니시나-그웬달 페제라 조가 우승후보 이리나 로바체바-일리야 아베르부크 커플을 제치고 금메달을 획득, 대회 최대 이변을 연출했다.1976년오스트리아 인스브르크대회 때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아이스댄싱에서 러시아는 구소련시절을 포함, 7번의 대회에서 6번이나 금메달을 차지했다. 84년사라예보대회에서 영국의 제인 토빌-크리스토퍼 딘조에게 우승을 내준 것을 제외하고는 러시아의 독무대였다.
이번에 프랑스가 러시아를 아성을 무너뜨린데에는 그만한 사연이 있었다. 1위에오른 프랑스의 여자선수 아니시나와 은메달을 딴 러시아의 남자선수 아베르부크는 90년대초 가장 잘 나가던 러시아의 아이스댄싱커플이었다. 하지만 아베르부크는사랑 때문에 아니시나를 떠났다. 지금의 파트너이자 아내인 로바체바와 사랑에 빠진 아베르부크는 최고의 커플이라는 찬사를 뒤로 한채 아니시나를 매정하게버렸던 것.
아니시나는 사랑에 눈이 먼 남자파트너를 같은 클럽동료에게 뺏겨 오갈데 없는 신세가됐다. 새로운 남자파트너를 물색하던중 프랑스의 페제라를 만났다. 러시아출신의 아니시나와 프랑스 출신의 페제라는 말도 통하지 않고 훈련방식도 판이해 처음에는 갈등도 많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의기투합한 둘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다. 프랑스국적을 취득한 아니시나는프랑스대표로 금메달을 따내 자신을 차버린 아베르부크부부에게 멋지게 복수했다.
정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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