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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도서관 오늘 개관 50돌…누구에게나 개방 연200만명이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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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도서관 오늘 개관 50돌…누구에게나 개방 연200만명이 이용

입력
2002.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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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1번지. 대한민국 국회가 있는 곳이다. 반구형 지붕 아래 회의장에서는 오늘도 욕설과 치받는 몸싸움으로 조용할 날이 없다.하지만 조금만 눈길을 돌려 보자. 숨겨진 보석이 하나 있다. 정쟁과 이전투구는 남의 일이라는 듯 조용한 곳이다. 바로 국회도서관(관장 崔文休)이다.

이 곳이 20일로 개관 50주년을 맞는다. 기념식 준비로 한창인 국회도서관을 찾은 것은 18일 오후. 1층 현관에서 열람표와 신분증을 교환하고 들어서면 중앙홀이다.

중앙홀은 70여 대의 컴퓨터를 이용해 서지 목록을 검색하고 학위논문 원문(full-text) 데이터베이스를 살펴보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지난해 목록함을 치웠기 때문에 공간이 더 넓어졌다.

일반 도서를 보기 위해서는 대출신청서를 작성해야 한다. 한 번에 다섯 권까지 빌릴 수 있다.

눈길을 끄는 시스템은 두 가지. 3, 4층 폐가실 서고에서 책을 나르는 북 컨베이어와 대형병원 내 약국에서나 볼 수 있는 번호 대기장치다.

대기 시간까지 표시되는 편리한 장치다. 최근에는 직접 도서관을 찾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아 20분 정도 기다리면 대출이 가능하다.

1층 석ㆍ박사 학위 논문실에는 국내외 논문 60여 만 책이 있다. 특히 학위논문의 경우 3,200만 면 정도가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져 있어 직접 논문을 찾지 않아도 검색과 출력이 가능하다.

주로 인문, 사회과학 분야의 논문이 정리돼 있다. 대학원생 이진성(30)씨는 “대학 도서관에서 목록을 검색하고 이곳에서 자료를 더 자세히 찾을 수 있어 편리하다. 학술지 등의 데이터베이스화를 빨리 갖췄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물론 이곳의 책이나 논문은 대출해갈 수 없다. 1층 오른편 복사실(788-4175)에서 5,000원, 1만 원짜리 복사카드를 구입해 장당 40원에 복사를 해야 한다.

남은 금액은 환불이 가능하다. 복사를 맡기면 50원. 특히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서 대행복사 신청을 하면 우편으로 발송을 해준다.

국회도서관에는 또 정기간행물 1만 5,000종, 국내외 의회 본회의, 상임위원회, 청문회 자료와 각국의 법령자료, 유엔 WTO등의 국제기구가 발간한 각종 자료가 수집돼 있다.

CD-ROM 형태의 데이터베이스, 비디오, 오디오 자료를 갖춘 멀티미디어 자료실과 고문서, 일간지등의 마이크로필름을 볼 수 있는 마이크로폼 자료실도 갖췄다.

멀티미디어 자료실에서는 1976년 이후 미국 정부 간행물 데이터베이스인 GPO, 전세계 1,000여 개 대학에서 수여된 석ㆍ박사 학위논문 자료인 DAO 등을 검색할 수 있다.

입법기구의 특성상 다른 곳에서는 이용하기 힘든 특별 자료실도 있다. 법령자료실의 렉시스(Lexis) 검색 시스템을 이용하면 영미권국가의 법령과 판례, 영자신문 등을 무료로 검색할 수 있다.

외부에서 이 시스템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월 200만 원대의 사용료를 내야 한다. 이밖에 검색 표준어휘를 정리한 시소러스(thesaurus)가 2003년까지 구축될 예정이어서 사회과학분야 전반의 자료를 검색하는 것이 더욱 편리해지게 된다.

국회도서관의 장서는 약 180만 권이다. 미의회도서관의 1,800만 권 규모에 비하면 턱없이 적다. 국내에서도 국립중앙도서관 450만 권, 서울대 도서관 220만 권의 장서보다는 부족하다.

하지만 1952년 개관 당시 서울대 이하윤 교수, 무쵸 당시 주한미국대사 등이 기증한 장서 3,600권의 초라한 규모로 시작했던 것에 비하면 현재의 외양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다.

국회도서관 유미숙(33) 사무관은 “연간 30만 명이 도서관을 찾고, 160만 명이 전자도서관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며 “주차장 부지에 짓고 있는 전자도서관이 2004년까지 완공되면 정보화 사업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저작권법 문제로 130억 원의 예산을 들여 마련한 원문 데이터베이스를 외부에서 활용하지 못하고, 예산 확보 때문에 전자도서관 완공이 늦춰지는 것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아무나 국회도서관을 이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도 많다. 특별한 조건은 없다. 20세가 넘은 대한민국 국민이면 된다.

평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 3월부터 10월까지는 오후 6시에 문을 닫는다. 토요일은 오후 5시까지 개방하지만, 일요일과 공휴일은 문을 닫는다. (02)788-4211

정상원기자

ornot@hk.co.kr

■50주년 기념행사

국회도서관은 1952년 2월 20일, 한국전쟁 중 전시 수도였던 부산에서 문을 열었다.

개관 당시 직원은 단 한 명. 바로 서예가 여초(如初) 김응현(金膺顯)이다. 그는 개관 때부터 5년 간 근무했다. 그의 작품 전시회가 다음달 5일부터 14일까지 2층 전시실에서 이어진다.

개관 50주년 기념행사로는 20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개최되는 ‘21세기 국회도서관의 발전전략’ 국제학술세미나가 있다.

마가레타 브룬딘 스웨덴 국회도서관장과 하루야마 메떼쓰(春由明哲) 일본 국립국회도서관 입법조사국 차장 등이 참석한다.

또 오후 5시 30분부터는 대강당에서 한국예술종합학교 초청 문화예술공연이 열린다. 안숙선의 판소리 흥보가와 테너 임웅균의 오페라 아리아 등이 주요 공연 내용.

하반기 중 개관할 독도자료실도 국회도서관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중국과 일본 해안도’(1855년), ‘중국수로지’(1864년) 등 역사적 가치가있는 사료들이 수집된 상태다.

도서관측은 이 자료들을 데이터베이스화해 체계적인 독도 관련 연구의 기반으로 삼을 계획이다.

정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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