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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D-100 / "한국축구, 이젠 조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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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D-100 / "한국축구, 이젠 조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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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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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호는 이제 꼭 100일간의 준비기간을 남겨 놓게 됐다. 그러나 전국민적지지와 기대를 모았던 초기와 달리 대표팀에 대해 걱정하는 국민은 늘고 있다. 그 불안은 바로 ‘히딩크가 온 뒤과연 한국축구는 무엇이 달라졌는가’라는 의문에서 시작되며, ‘과연 한국축구는 (16강) 가능성이 있는가’라는 또 다른 물음을 낳는다. 히딩크호 출범 이후 달라진 것은 무엇이며 과제는 무엇일까.■히딩크호 성과와 과제

▼그라운드 안의 변화

히딩크 감독은 기본적으로 기동력과 투지를 앞세우는 저돌적 한국축구를 대대적으로 수술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그는 경기력을 좌우하는 전술, 체력, 개인기술, 정신력을 극대화하는 시점을 6월초로 맞췄다.

따라서 대표팀의 현재 모습이 평가의 잣대가 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그간 많은 것이 변했다고 주장한다. 그 변화는 발전을 의미한다. 한국인코치진은 한국팀의 가장 큰 변화로 상대가 어떤 팀이든지 끌려가는 경기를 하지 않는다는 점을 꼽는다. 승패와 관계 없이 대부분의 경기를 한국이 주도했고 볼 점유율도 한국이 보통 60% 이상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우위는 지금껏 한국이 허리가 약한 축구를 해왔던 반면 히딩크가 이끄는 한국축구는 허리가 튼실해졌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히딩크 감독이 늘 강조하는 ‘경기지배와 컨트롤’을 선수들이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러나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다. 김희태 명지대 감독은 “전체적으로 간격을 유지하려는 움직임, 한 선수가 볼을 갖고 있는 시간이 줄어들고 팀 스피드가 향상된 점은 눈에 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얼마나 효율적으로 대표팀이 바뀌고 있는지, 전술적으로 강해진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고 말한다. 포지션 변화가 잦다 보니 조직력이 허술하고 찬스를 만들어가는 공격과정도 예전보다 못하다고 주장한다.

▼그라운드 밖의 변화

선수들의 사기회복이 굉장히 빨라졌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발전이다.무엇보다 과거 대표팀 감독들처럼 선수에 대한 면박 주기식의 책임추궁과 책임전가는 없어졌다. 히딩크 감독은 훈련 중 선수들에게 엄격하게 지시를 내리지만 경기를 마친 뒤에는 책임을 묻지 않는 스타일이다. 송종국 이천수 최태욱 등 어린 선수들은 “히딩크 감독의 자율축구로 급성장했다”고 스스로 평가한다.

▼히딩크 감독의 좌절

히딩크 감독은 부임후 4_4_2전형을 도입했다. 그러나 4백 일자 수비라인에 기용된 이민성 홍명보 김태영 심재원은 한결같이 중앙수비에 익숙한 선수들이었다. 윙백으로 자리를 옮긴김태영 심재원 등은 적응기간이 필요했고 한국수비의 대들보 홍명보 이민성도 일자수비 전형에서 헤매기는 마찬가지였다.

결국 히딩크 감독은 지난 해말부터 이전의 대표팀과 같은 3백으로 회귀했다. 또 플레이메이커를 두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최근 플레이메이커로 박지성 이천수 송종국 등을 테스트했다.결국 실험에 실패, 과거의 한국팀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주는 대목이다.

▼과제

히딩크 사단은 총 24차례 경기에서 26골(평균 1.08골)을 기록했다. 골드컵에서는 5경기에서 단 3골을 넣는데 그쳐 1경기 평균득점이 0.6골에 불과했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때 16강 진출국의 조예선 평균득점은 2.0골. 94년 미국대회 때는 1.46골이었다. 직접비교는 어렵겠지만 현재 히딩크 사단의 빈곤한 득점력으로는 도저히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을 기대할 수 없다.

특히 10승 중 역전승은 단 한차례(2001년 2월11일 아랍에미리트연합전4_1승)에 불과했다는 점은 문제다. 일부 전문가들은 ‘선취골을 내주면 무조건 진다’는 징크스로 빠져들 위험까지 있다고 우려한다. 히딩크 감독은 지나친 실험으로 너무 많은 시간을 소모했다는 외부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할필요가 있다. 유럽의 수준 높은 축구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조직력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축구인은 거의 없다. 앞으로 포지션 전문화를통해 조직력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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