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最古)의 은행인 조흥은행이 19일 창립 105주년을 맞아 발간한 ‘사사(社史)’에 은행 영업 초창기의수많은 희귀 야사들이 담겨 눈길을 끌고 있다.1987년 조흥은행 전신인 한성은행이 처음 문을 열고 대구 지역 한 상인에게 실행한 첫 담보대출은 웃지 못할 하나의 해프닝.
이고객이 담보물로 가져 온 것이 바로 당나귀였기 때문이었다.
은행 임직원들은 고심 끝에 대출을 해줬지만 문제는 어떻게 당나귀를 관리하느냐는 것.
결국 은행원들은 상인이 대출금을 갚을 때까지 매일 당나귀에게 여물을 주고 건강 관리를 해야 했다.
사사는 최근에서야 등장했을 것 같은 ‘여성 전용 통장’이 무려 90여년전에도 있었다는 기록도 전한다.
황성신문 1907년 3월15일자 신문에 실린 예금 안내문구는‘우리나라에서는 부인네들이 돈이 있어도 맡길 곳이 없어 답답하여 혹 누구에게 맡기더라도 떼이기 쉽고, ….
이 예금 책은 특별히 부인네만 위하여 지은 것이니 부인네께서는 아무쪼록 이한데로 행하심을 축수하나이다’고 적고 있다.
최근 ‘주5일 근무제’가 노동계의 첨예한 쟁점인 가운데 80여년 전의 ‘토요 반휴제’ 논란도 발견된다. 1918년 은행측이 토요 반일 근무를 제안했지만 “일요일 전날 반나절을 은행이 논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재계의 반발로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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