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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테이블 접점 못찾나…양국 시각차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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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테이블 접점 못찾나…양국 시각차 여전

입력
2002.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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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정부 당국자들은 긴장해 있다. 현안을 바라보는 양국의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다.먼저 양국 정상의 대북 인식이 크게 다르다. 북한의 미사일 수출등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문제, 재래식 무기 문제 등에서 미묘한 온도차가 감지된다.

양측은 한미 동맹관계 강화를 통해 차이점을 줄이고자 하지만,햇볕정책과 ‘악의 축’ 의 어정쩡한 병립은 부자연스럽다.

양국의 시각차는 장기적으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구상, 한반도 문제의 자주성 등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상이한 대북관

조지 W 부시대통령은 18일 미일 정상회담 후 “북한은 주민을 굶기면서 대량살상무기를 개발 중”이라고 비난한 뒤, 악의 축 규정의 정당성을 거듭 강조했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 콘돌리사 라이스 백악관 안보담당 보좌관도 노골적인 대북 불신을 다시 드러냈다.

라이스 보좌관은 ‘아웅산 테러 사건’을 거론하며 북한의 테러 전력을 문제 삼았고, 파월 장관은 과거와의 결별을 북한에 촉구했다.

북한을 대화 상대가 아닌 적으로 간주하는 듯한 압박 공세는 악의 축 발언을 문제시하는 세계 여론에 대한 ‘반발적’ 측면도 지닌 것이어서 좀처럼 수위가 낮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싫든 좋든 북한 정권을 대화 파트너로 해서 남북 화해협력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우리 정부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김 대통령은 대북 인식 차이를 되도록 표면화하지 않는가운데 ‘한미간 정책공조’에 중점을 둘 생각이다.

다만 한반도 전쟁 가능성을완전히 종식시키는 것이 동북아 안정의 토대라는 입장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대량살상 무기

한미동맹 강화, 테러 반대, WMD에 관한 한미 공조, 대화를 통한 해결 등의 원칙을 견지할 정부는 대화를 통한 WMD 문제 해결을 촉구할 방침이다.

하지만 그간 남북대화에서 이 문제를 후 순위로 돌려 놓았던 우리측과, 대테러 전쟁의 연장선에서 이 문제를 최우선시 하는 미국과의 시각차는좁혀지기 힘들다.

미국은 북한이 미사일 수출중지를 약속 할 북미대화가 이뤄져야 하는 당위성을 강조, 점진적 해결 가능성을 배제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벼랑 끝 협상 스타일로는 미국을 만족시킬수 없으며, WMD 문제에 관한 즉각적인 응답만이 북미대화를 재개 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는 얘기다.

이는 화해협력과 신뢰구축 등을 순차적으로진전시키려는 우리 정부 입장과 거리가 있다.

■재래식 무기

휴전선 근방의 북한 재래식 무기를 후방으로 철수하는문제를 북미대화 의제로 보는 미측과 이를 남북협상에서 주도적으로 다루려는 우리 입장간의 차이도 봉합해야 할 부분이다.

한 당국자는 “우리가 이 문제를 주도적으로 다룬다는 것은 적절치 않고 우리가 적극적 역할(main portion)을 할 사안”이라고 신축성을 보였다.

양측은 ‘긴밀히 협의해 진행한다’는 식의 결론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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