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정부 출범 기념일에 맞춰 홍보성 국제 심포지엄이나 할 때 입니까. 산적한 경제현안 마무리가 더 급한 거 아닙니까.”한국개발연구원(KDI) 주관으로 21일 서울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리는 ‘경제개혁성과와 향후 과제 ’ 국제 심포지엄을 준비하는 KDI의 한 연구원이 자문하듯 내뱉은 말이다.
현 정부 출범 4주년(25일)에 맞춰 열리는 이번 심포지엄에는 환란이후 ‘경제신탁통치’의 주역인 미셸 깡드쉬 국제통화기금(IMF) 전 총재, 조지프 스티글리츠 세계은행(IBRD) 전 부총재 등이 초청됐다.
한국을 ‘IMF가 자랑하는 모범생’ 으로 생각하는 이들의 입을 빌려 구조조정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견실한 성장을 하고 있는 한국의 성공사례를 재조명한다는 것이 행사의도다.
하지만 초청자 가운데 깡드쉬 전총재 등 국제금융기구의 거물들이 대부분 불참을 통보, 정부와 KDI측을 당혹케 하고 있다.
정부는 이들 7명에게 외환위기 극복에 기여한 공로로 금탑산업훈장등을 수여키로 했으나, 이마저 차질을 빚게 됐다.
비단 KDI 심포지엄만이 아니다. 현정부 임기가 종착역에 가까워오면서 경제 치적을 부각시키려는 이벤트가 줄을 잇고 있다.
정부가 현재 Baa2단계(무디스 기준)에 있는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조속한 시일내에 A등급으로 올리기위해 최근 ‘국가신용평가대책협의회’를 구성하고, 국제신용평가기관과 접촉을 강화하는 것도이 같은 ‘조급증’의 발로일 수 있다.
정권은 임기가 있지만, 경제에는 임기가 없다. 지금은 겉만 번지르한 ‘화장술’에 집착하지 말고, 우리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대우차등 부실기업처리에 비지땀을 흘려야 할 때이다.
eclee@hk.co.kr
경제부 이의춘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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