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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대권이란 이름의 국가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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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대권이란 이름의 국가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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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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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류대학을 졸업하면 출세가 보장된다.’ ‘부동산에 투자하면 언젠가는 돈이 된다.’ ‘한국에서 두다리 건너서도 청와대에 줄이 닫지 않으면 모자라는 집안이다.’해방이후 반세기가 더 지났지만, 아직도 한국인이라면 대부분 수긍할 수밖에 없는 명제들이다.

사실 학력과 재력과 권력은 누구나 추구해 볼만한 의미있는 인생의 목표이기도 하다. 하지만 왜 우리는 이토록 귀중한 힘의 원천을 잘못 사용하고 있는가.

학력을 내세워 능력을 무시하고, 재력을 내세워 상대를 멸시하며, 권력을 내세워 부패를 조장하는 풍토는 국민의 정부 하에서도 예외 없이 난무하고 있다.

소우 급급 활용엔 등한

특히 IMF 위기극복으로 시작하여 ‘악의축’에 밀린 햇볕정책으로 임기 말을 기다리다 보니, 플러스 성장이란 가시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모든 힘의 원천을 소진해 버린 비효율적 정권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국민들이 그토록 바라고 있는 국제사회에 내놓을 만한 대학다운 교육개혁, 재벌다운 기업개혁, 그리고 정권다운 정치개혁을 아직껏 찾아보기 어려운 이유도 바로 학벌과 재산과 권좌를 소유하고 차지하는 것만 추구하였지, 효율적으로 이를 공유하고 활용하는 법에 대해서는 구청장부터 대통령까지 너무나 등한시 한데 있다.

일류대학 졸업까지 10년을 공부하고서도 외국인과 대화조차 어렵게 만든 교육정책, 찬사속에 벤처그룹을 일구어 놓고서도 10년을 버텨내지 못하게 만든 벤처거품, 평화적 정권교체의 역사를 창출하고서도 10년집권을 도모하기 어렵게 만든 가신정치는 하나같이 힘들게 챙긴 권력이라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데 있어서는 너무나 방만하고 때로는 교만했기 때문이다.

기업이 운영자금을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하듯, 지식인의 지식과 정부의 권력도 마땅히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각종의 ‘게이트’가 정권말기로 가면서 끊이질 않고, 내부 인사간에 흥정하듯 측근만 재활용하는 방식으로는 정책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결코 기대할 수 없다.

‘문어발식 경영’ ‘내부거래와 불투명한 경영’ ‘부의 상습을일삼는 경영’이란 비판하에 우리는 그나마 한국경제를 이만큼이라도 성장시켜온 재벌그룹을 너무나 쉽게 매도하고 있지만, 문어발식 게이트, 측근인사 재활용과 불투명한 검찰수사, 그리고 정권 재창출만 바라는 정치권부터 국민을 위한 투명성과 효율성을 보여주도록 해야할 것이다.

국민위해 효율적 사용을

반면에 기업은 국제경쟁을 위하여 감추어야 할 정보는 감출수 있도록 오히려 적극 보호해 주어야할 필요성도 있다.

작은나라에서 세계평화를 주도하려는 과욕이나, 햇볕정책의 명분 때문에 전투기 구매선을 바꾼다거나 불투명한 대북사업을 강행하는 것 역시 권력의 교만한 사용이 된다.

해외매각을 전제로 우리나라 주력기업의 핵심정보나 내부자료가 외국경쟁사의 손아귀 속으로 넘어가게 하는 것도 방만한 산업정책이라 아니할수 없다.

결국 정권창출의 원천은 국민에게 있는 만큼 국민이 잘 알고, 잘살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인사청문회의 확대, 검찰의 중립성 보장과 잘못된 정책에 대한 겸손한 사과와 반성이 있어야할 것이다.

온갖 선거가 기다리고 있는 올해엔 그동안 쇠약해지고 흐트러진 힘을 다시 모아보려고 비상한 수법들이 또 다시 동원될 것이다.

크게는 세계평화를 주도한 정권이 운운될 것이고, 작게는 대권에 도전해도 될만한 시장이나 구청장 후보라는 과대포장도 운운될 것이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는 국정을 표명하고 있는 대통령부터 내심 임기 말의 권력누수를 두려워 할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햇볕정책과 대북사업, 그리고 재벌개혁과 언론기관 세무조사를 펼치면서 과연대권이라는 국가제일의 자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해 왔는가, 그리고 그나마 남은 권력을 어떻게 방만하지 않고 교만하지 않은 자세로 정치개혁을 위해 사용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한해가 되도록해야 할 것이다.

박기찬ㆍ인하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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