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움직이려면 유럽연합(EU) 외교정책부터 개혁하라.”유럽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런던 소재 유럽개혁센터(CER)는 19일 발표할 ‘EU 외교정책의 신뢰성 제고 방안’ 보고서를 통해 국제무대에서 EU가 미국에 번번히 당해온 것은 미숙한 외교정책 탓이라며 대대적인 개혁을 촉구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스티븐 에버츠 선임연구원은 최근 유럽 각국 지도자들이 잇따라 미국에 대한 비판 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과 관련, “미국의 일방주의에 대한 총괄적인 논쟁만으로는 미국의 사고를 절대 바꿀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취임 이후 교토(京都)의정서 탈퇴에서 ‘악의축’ 발언까지 미국의 독주가 계속돼온 점을 지적, “먼저 EU 자체의 외교력을 개선한 뒤 미국을 구체적 사안에 대한 구체적 논쟁으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버츠 연구원은 보고서에 제안한 ‘외교력 강화 5원칙’에서 우선 순번제 의장제 폐지 등을 의사결정 구조를 합리화하고, 현재 대외관계 집행위원과 외교정책 최고대표의 업무를 통합해 강력한 구심점을 구축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이어 “세계의 모든 이슈와 분쟁, 지역에 적용되는 정책을 마련한다는 몽상에서 벗어나 최우선 정책에 역량을 집행, 끝까지 물고늘어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우선순위 결정과 관련, “아시아, 남미 등도 중요하지만 우선 발칸, 중동, 러시아 등 유럽의 ‘뒷마당’에 관심을 집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또 “현재 유럽과 미국간 외교 갈등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면서 6월로 예정된 EU-미 정상회담에 앞서 상호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를 서두를 것을 촉구했다.
이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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