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분함을 잃지 않았다. “정통사극 경험이 없는데 의외의 캐스팅이 아니냐”는 질문이 던져져도 그 태도에는 변함이 없었다.‘태조 왕건’의 후속으로 3월 2일부터 방송되는 KBS 대하사극 ‘제국의 아침’(극본 이환경, 연출 전성홍)에서 고려 4대 광종 역을 맡은 김상중(37).
안영동 책임프로듀서도 “화면 안팎에서 김상중이 보여준 냉철한 이미지가 광종의 캐릭터를 잘 살려줄 것”이라고 말한다.
광종은 부왕 태조가 이룬 삼국통일을 물리적인 수준에서 정신적인 통일로 승화하고 제국의 기틀을 다지는 인물이다.
김상중은 “업적을 떠나서 광종의 인간적 고뇌를 어떻게 표현해내야 시청자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지 고민이다”고 말했다.
유약한 의붓형 혜종, 지나친 권력욕에 불타는 친형 정종(최재성) 등과 갈등을 빚으며 왕위에 오르기까지, 정종의 견제에서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방탕한 생활을 하며 몸을 낮추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사극에서 보기 드물게 자기 번민이 두드러질 인물이다.
김상중은 “고려의 다른 왕보다 광종에 대한 연구는 활발한 편”이라며 “연구자의 주관에 따라 다르지만 공통적인 부분을 뽑아서 광종에 대한 가닥을 잡아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사극에 대해 역사적 사실을 왜곡한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속에서, 역사적 인물을 그려내기 위한 준비인 셈이다.
18세 나이의 광종부터 소화해야 하는데 쑥스러움을 느끼는 듯하다. 태조의 죽음부터 시작될 ‘제국의 아침’에서 광종은 중반부터 두드러진다.
우선 혜종과 그의 배다른 형제인 정종, 광종의 대립이 신료 왕규(김무생)와 왕식렴(김흥기)의 대결구도로 형상화한 후, 왕위를 차지한 정종과 광종의 대결로 옮겨간다.
즉위 후에는 노비안검법, 과거제를 통해 개혁을 추진하는 광종과 이에 반대하는 공신세력의 대립이 광종과 그의 비 대목황후(전혜진)의 대결구도로 비쳐진다.
김상중은 ‘비트겐슈타인’ ‘개판’등 2편의 영화출연 계약이 있지만, 당분간 ‘제국의 아침’에 몰두할 예정이다.
추운 날씨 속에 강행군한 백두산 촬영에 말에서 떨어지는 사고까지, 고생도 마다하지 않는다.
“정종과 광종의 암투 속에서 카리스마를 끌어내야 할 것 같다”고 한다. 또다시 사극 속에서는 카리스마가 넘쳐날 것 같다.
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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