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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간염 환자는 철분섭취 줄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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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간염 환자는 철분섭취 줄여야"

입력
2002.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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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 간염 세계적 권위자 한 혜 원 美 제퍼슨의대 교수≪B형 간염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한혜원 미국 제퍼슨대 의대 내과 교수가 각시ㆍ도의사회와 제약회사 글락소 스미스 클라인 초청으로 최근 내한했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1963년 미국에 건너가 현재 제퍼슨대 의대 간질환 예방센터 소장을 맡고 있는 그는 미국에서 40여 년 간 의사생활을 하면서 특히 재미 동포들의 B형 간염 퇴치에 애써왔다.

주말에는 남편인 한수웅 템플대 의대 교수와 차를 몰고 미국 방방곡곡 한인교회를 찾아다니며 혈액검사를 해 주고 있다.

이러한 공로로 지난해 말에는 자랑스런 서울대 의대인상, 함춘 의학상을 수상했다.

국내 의사들을 대상으로 6개도시에서 릴레이 세미나를 열었던 그를 만나 만성 B형 간염 치료의 최신 치료법을 들어보았다≫

_B형 간염은 우리나라 국민의 6~7%가 바이러스 보유자일 정도로 널리 퍼져있는 국민병이다. 83년 백신(헤파박스), 99년 치료제(제픽스)가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감염자가 줄지 않는 이유는.

“우리나라 B형 간염의 가장 흔한 감염 경로는 바이러스 보유자인 산모를 통해 신생아에게 전염되는 경우다. 83년 처음 백신이 개발됐을 때, 이를 맞은 아기가 올해로 19세가 된다. 이들이 30~40대가 되면 감염자 수도 조금씩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_간경화, 간암 환자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비활동성 만성 간염 환자가 많기 때문이다. 만성 간염 환자의 25~50%는 자각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아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안타깝게도 20~40년에 걸쳐간에 염증이 생기고 간세포가 부어 터지고 딱딱해질 때까지 본인은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간암은 80% 이상이 B형 간염 바이러스의 만성 감염때문에 발생한다.”

_왜 우리나라에는 B형 간염 환자가 많은가.

“3억 5,000만~4억명으로 추정되는 전세계 B형 간염 환자 가운데 75%가 동양인이다. 나라별로는 중국과 대만이 전 국민의 15~20%, 필리핀 7%, 베트남 15%이다. 미국에 거주하는 약 2만 여 명의 동포를 대상으로 혈액검사를 실시한 결과 20~40대 남자가 특히 위험군으로 나타났다. 감염률이 무려10%대였다. 20세 이하는 4~5%, 40세 이후는 6~7%였다. 우연히 B형 간염 보균자로 확인된 무증상인을 자세히 검사한 결과 47%가 만성간염, 11%가 간경화를 가지고 있었다.”

_B형 간염은 치료 가능한 병인가.

“치료라기보다는 조절되는 병이라고 해야 한다. 90년대 초 인터페론이 유일한 치료제였으나 불행하게도 동양인들, 특히 출생시 모체로부터 감염된 B형 간염 환자의 치료율은 20%에도 미치지 못해 사실상 치료제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열이 나고, 식욕부진, 근육통 등 부작용도 심했다. 99년 제픽스(성분명라미부딘)가 나온 이후, 대부분 환자의 상태가 호전됐다. 제픽스는 간경화나 간암으로 진행하는 것을 최대한 늦출 수 있다. 외국 연구에 따르면1년 정도 복용하면 전체 환자의 약 30%, 5년이면 78%에서 e항원(HBeAg)이 음성(바이러스 증식이 정지된 상태)으로 나타났다. ”

_약의 부작용은 없는가.

“소화불량이나 두통 등을 호소하나 경미한 편이다. 문제는 복용한 지 18개월 정도 지나면 30%정도 환자에게서 저항력이 생긴다는 점이다. 세미나장에서 만난 많은 의사들이 저항력(바이러스 내성) 때문에 약을 언제 끊는 것이 좋은지 고민하고 있었다. 현실과 동떨어진 의료보험 급여 적용기준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현행의료보험 적용 기준은 e항원이 양성이면서, ALT수치가 100 이상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나, 보통 제픽스를 복용할 경우 두세 달만 지나면 ALT수치는 정상(24~40)으로 떨어진다. 하지만 e항원이 음성으로 나타나려면 9개월에서 3~4년은 복용해야 한다. 반대로 간경화 환자는 간염 수치가 낮고 e항원도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에도 의료보험 기준에 해당하지 않아 본인이 약값을 전액 부담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하루빨리 보험 규정을 고쳤으면 한다.”

_환자를 치료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질병 치료에 두려움을 가진 환자들이 각종 민간요법에 현혹돼 성분도 모른 채 이 약 저 약을 마구 먹는다는 점이다. 함부로 약을 섞어 먹으면 간에는 치명적인 독약이 된다. 과도한 음주도 문제다. 간염 환자가 술을 마시는 것은 가솔린에 불을 붙이는 행위와 같다.”

_B형 간염 환자들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철분 섭취를 줄여야 한다. 철분은 암세포를 증식시키고, 독성을 일으킬 수 있다. 철분 수치가 높을 경우 폐암, 직장암, 대장암 발생 위험이 1.5배나 높아진다는 보고도 있다. 간염 환자는 철분이 많이 함유된 식품은 되도록 삼가는 것이 좋다. 붉은색 고기보다는 닭고기 같은 흰색 고기를 먹는 것이좋다. 그렇다고 맛있는 음식을 무조건 피하라는 것은 아니다. 적당히 즐기고, 혈청 훼리친이 너무 높으면 몸에 철분이 높으니까 가끔 피를 뽑으라고 권하고 있다.”

송영주기자

yj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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