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변하고 있다. 도전적 방향으로 경영체질 자체의 변화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다소는 보수적이고 내성적이기까지 LG가 올해들어 새롭게 표방하고 나선 ‘1등주의’에 재계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지난 해까지 LG의 화두는 내실경영.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이후 반도체 빅딜과 IMT-2000 탈락 등‘악재’가 거듭되면서 경영의 초점은 생존차원의 내실다지기에 맞춰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난 해를 고비로 정보통신부문의 정상화, 지주회사 체제골격완성, 계열사별 사업구조조정 등 ‘내부정비’가일단락되면서 올해부터 최고를 목표로 본격적인 공격전략에 나선 것이다.
구본무(具本茂)회장이 신년사에서 “외환위기 이후 지금까지 과제가 생존이었다면 이젠 새롭게 도약하는 모습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며‘승부근성’을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달 초 LG CNS(옛 LG EDS) 현판식에 구 회장이 이례적으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CEO)를 대동, 수 차례 1등주의를 반복강조한데서도 변화의 단초를 읽을 수 있다.
LG는 현재 구 회장의 ‘엄명’에 따라 계열사별로 국내 뿐 아니라 세계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확실한 1등 제품,1등 기술 정비작업에 착수했다. 주력인 전자ㆍ화학 계열사는 말할 것도 없고, 건설 카드 홈쇼핑 증권 등 금융ㆍ서비스 부문 계열사들도 모두 1등이되어야한다는 것이 구 회장의 지시다.
LG전자의 경우 이미 세계 1위를 달성한 에이컨외에 차세대 디지털 디스플레이와 차세대 이동통신분야를 1위 후보군으로 선정했다.
특히 새롭게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벽걸이(PDP) TV와 액정(LCD) TV는 2005년까지 세계1위를 달성하고, 유기EL과CDMA단말기에서도 세계 정상을 목표로 세웠다. LG마이크론과 LG이노텍 등도 디지털 부품에서 세계 1위 전략을 마련했다.
LG화학은 2차 전지와 디스플레이 소재분야를 집중 육성, 세계 1등 품목수를 현재 14개에서 연말까지 22개,2005년까지 48개로 확대한다는 그랜드 디자인을 짜놓았다.
정보기술(IT)에 이은 또하나의 차세대 기술인 생명기술(BT)분야에 사운을 걸고 있는LGCI는 향후 5년간 최소 3개 이상의 세계적 신약을 개발해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밖에 LG카드는 3년 연속 업계 1위를, LG투자증권은 시장점유율과 고객수익부문에서 국내 1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고, LG홈쇼핑은 중국시장진출을 통해 세계 2위 업체로 자리매김한다는 구상이다.
LG관계자는 “내실경영기조는유지하겠지만 과거와는 달리 이젠 내실에만 머물지 않고 분야별로 확실한 1위로 발돋움한다는 것이 올해의 목표”라며 “발상과 태도를 송두리째 바꿔 경쟁업체들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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