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과도정부의 압둘 라흐만 교통관광부 장관이 14일 카불 공항에서 사우디 아라비아 메카행 항공편 지연에 격분한 하지(성지순례) 여행객들에게 몰매를 맞아 숨졌다.목격자들에 따르면 이날 오후 인도로 출국하려던 라흐만 장관은 성난 순례객들이 여객기를 에워싸고 항의하자 이들을 달래기 위해 내렸다가 집단 구타를 당했다.
당시 주변에 보안군이 배치돼 있었으나 전혀 손을 쓰지 못했으며 라흐만 장관은 병원으로 옮겨진 뒤 숨졌다.
카타르의 위성방송 알 자지라는 순례객들이 라흐만 장관이 가족 여행을 떠나기 위해 메카행 항공편을 취소했다는 소문에 분노해 그를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순례객들은 당초 13일 오전으로 예정된 전세기 도착이 늦어지는 바람에 강추위 속에 공항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또 15일 다국적보안군(ISAF)과 아프간 대표팀격인 '카불 연합팀'간 축구 친선 경기가 열린 카불 시내 경기장 앞에서 입장하지 못한 1만5,000여명이 경기장 진입을 시도하다 제지하는 다국적군,경찰과 충돌하면서 집단 난투극이 벌어졌다.
아프간 경찰은 관중이 한꺼번에 몰려들자 공중르 향해 총을 발사하고 나뭇가지와 소총,수류탄 발사기 등을 휘두르며 이들의 경기장 진입을 막았다.
이 과정에서 아프간인 50여명이 머리에 상처를 입었으며 다국적군 5명도 아프간인들이 던진돌에 맞아 치료를 받았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카불 축구경기장은 탈레반 정권 시절 공개처형장으로 사용됐던 곳이다.두 사고는 우발적으로 일어난 것이지만 과도정부에 대한 국민의 극도의 불신과 정부의 치안능력 부족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이 사고는 우발적으로 일어난 것이지만 과도정부에 대한 국민의 극도의 불신과 정부의 치안능력 부족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이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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