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의 주력사업인 메모리부문을 미국 마이크론사에 매각하는 협상이 급진전하고 있다.최대 쟁점인 매각가격을 비롯해 주요 골자에 관한 절충이 이뤄져 이르면 내주중이라도 양해각서(MOU)가 체결될 수 있을 것이라 한다.
MOU까지 체결하고도 매각이 무산된 현대투신의 경우에서 보다시피 하이닉스 매각의 최종 성사여부는여전히 유동적이지만, 일단 협상에 결정적인 물꼬가 트인 것만은 사실이다.
하이닉스 매각협상의 타결 국면에 접한 우리의 시각은 두 갈래다.
우선 어떤 형태로든 하이닉스 문제가 처리된다는 단기 현안적 관점에서 보면 환영할 일이다.
하이닉스가 지난 1년여우리 경제전반에 끼쳤던 심리적 불안이나 금융재정적 부담을 고려하면 그것의 매각처리는 단기적으로 호재인 것이 분명하다.
나아가 국가신인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고, 현대투신 등 해외매각의 미제사안들을 한결 여유롭게 추진해 나갈 수 있는 간접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거시적인 국가산업구도와 미래 경쟁력 측면도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해외매각이 하이닉스 문제의 유일한 해법인가 하는 근본적 의문을 거듭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국내자동차 메이커나 금융회사를 외국자본에 넘기는 것과는 본질적으로 비교할 수 없는 문제다.
하이닉스 매각은 한마디로 세계최고 경쟁력을 가진 산업(반도체)의 한 축을 우리가 스스로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하이닉스는 재무상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메모리부문에서 세계 2~3위의 경쟁력을 가진 기업이다.
반도체 외에 마땅한 미래 성장엔진도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자본에 그것을 넘겨주어도 되는 것인지 묻지 않을수 없다.
일찍이 어떤 나라도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자국기업을 해외에 매각한 예가 없다.
하이닉스 처리의 키를 쥔 채권단이‘전략적 판단’을 할 수 있는 것은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일단MOU를 체결하고 나면 그럴 수 있는 여지는 거의 없어진다고 봐야 한다.
마이크론측이 제시한 매매가격(40억달러선) 등의 조건이 그리 나쁘지 않다고 해서, 또 여론이 원한다고 해서 마치 모든 것이 결정된 것처럼 대세에 휩쓸려가서는 안 된다.
하이닉스의 해외매각과 독자 생존시 냉철한 금융적 손익계산과함께 산업적 차원의 장기적 국익도 고려해 그야말로 대승적 결단을 내려주기 바란다.
어떤 경우에도 전략 없이 우선 팔고 보자는 졸속 결정만은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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