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의 고전 ‘셜록 홈즈 전집’(전10권, 황금가지 발행)이 출간됐다.‘주홍색 연구’와 ‘네 사람의 서명’, ‘바스커빌 가문의 개’, ‘공포의 계곡’ 등 장편 4권이 먼저 나왔으며, 6권의 단편집이 상반기 중 나올 예정이다.
아동용 축약판으로만 소개됐던 소설을 완역해서 선보인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탐정 셜록 홈즈는 산업혁명과 시민혁명으로 근대 사회가 성립되는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반의 영국을 배경으로 활약했던 인물이다.
소설에는 이런 시대적 상황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네 사람의 서명’은 동인도회사의 폭정에 거부해 발발한 세포이항쟁을 배경으로 한 것으로, 영국의 제국주의 정책이 짙게 깔려 있다.
미국의 서부 개척 시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공포의 계곡’에서는 폭력으로 사회를 장악한 갱단을 만날 수 있다. 셜록 홈즈라는 인물을 통해 저자 아서 코난 도일(1859~1930)이 형상화한 것은 격변의 세계사였다.
성인용 완역본에서 만날 수 있는 ‘셜록 홈즈’의 매력은 명탐정의 인간적인 모습이다.
홈즈는 사건 의뢰가 없으면 무료함을 달래지 못해 약물에 의지했고, 사건을 의뢰받으면 해결할 때까지 끼니도 거른 채 매달리는 편집증 증세를 보였다.
문학이나 철학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서도 괴테의 말이나 프랑스 속담을 인용하는 등 잘난 척하는 인물이었으며, 마지막으로 수수께끼를 풀 때는 연극을 벌이기도 하는 재미있는 사람이었다.
이렇듯 별난 성격과 비범한 재능 때문에 많은 사랑을 받은 이 허구의 탐정은 실제 인물 못지 않은 커다란 영향력을 자랑하면서, 현재 전세계1,000여 개의 연구집단과 동호회, 수많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거느리고 있다.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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