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 종교적 갈등의 가장 큰 원인은 개신교의 배타성이라는 지적이 개신교 신학자에 의해 제기됐다.김경재 크리스챤아카데미 원장은 최근발간된 종교학술지 ‘신학연구’ 제42호에 발표한 논문 ‘종교간의 갈등 현황과 그 해소 방안에 대한 연구’에서 “한국에서의 종교갈등은 개신교와 불교간에 가장 심각하며 이는 극도의 배타성을 지닌 개신교 신자들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김 원장의 논문은, 누구나 알고있는 개신교의 배타주의를 개신교측의 자기성찰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문제삼고 이를 통해 종교화합의 단초를 모색했다는 점에서 종교계의 폭 넓은 관심을 끌고 있다.
김 목사는 “(우리나라) 종교인 총수 대비 39%, 총인구대비 20%의 신자를 보유하고 있는 개신교와 종교인 대비 46%, 인구 대비 23%의 신자를 보유하고 있는 불교와의 갈등이 가장 첨예”하기 때문에 “개신교 목회자와 신도들의 태도변화가 종교화합을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개신교 신자가 유독 배타성이강한 이유를 세 가지 측면에서 분석했다. 첫째는 개신교가 개화의 물결을 타고 전래되면서 전통적인 종교나 문화를 극복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이다.
특히 성묘나 차례에서 절하는 예법까지도 우상숭배라는 식으로 비약적으로 해석하는 등 경직된 교리를 고수했다. 이는 기독교가 아직도 문화적으로 우리민족의 심성에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는 큰 요인이 됐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둘째는 미국에서 파견된 개신교 선교사들의 신학적 성향이 근본주의 신학 일색이었다는 점이다. 근본주의 신학은 성경의 권위를 절대화하는 경향을 띠기 때문에 신자들로 하여금 다른 종교에 대해 극도의 배타적 태도를 취하게 했다는 것이다.
세번째 원인으로 그는 1970년대 이후 한국 개신교를 강타한 미국 보수적 복음주의자들에 의한 ‘교회성장론’을 들었다.
교회성장론은 한국 개신교의 양적 성장에 지대한 공헌을 했지만 대형 교회를 지향하는 ‘교회 지상주의’와 배타적 집단의식 및 이기주의의 팽배라는 부작용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 같은 문제의식을 토대로 종교적 갈등의 극복을 위한 실천방안 4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각 종단의 교육과정에 다른 종교에 대한 간단한 입문적 설명을 포함하자는 것이다.
그는 또 다른 종교의 진리체험을 자기 종교 속에 창조적 변화의 촉매로 받아들이려는 열린 자세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사회에서 바른 일, 착한 일에 동참하며, 방송 등을 통한 정보교류와 프로그램 교환을 종교간에 활성화할 것 등을 방안으로 제시했다.
김 목사는 “개신교와 불교가 닫힌 종교가 돼 충돌한다면 평화와 사랑을 이 세상에서 구현하려는 꿈은 요원해질 것”이라며 “두 종교가 ‘서로 배움’을 통한 창조적 변화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용기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철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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