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보단 밀로셰비치(60) 전 유고 대통령은 14일 구 유고 전범재판소(ICTY)에서 속개된 3일째 재판에서 자신을 “정치적인 재판”의 희생양이라고 주장했다.밀로셰비치는 이날 직접 변론에 나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유고 공습을 유도한 1999년 라차크 마을의 알바니아인 학살이 민간인이 아니라 코소보해방군(KLA)을 대상으로 한 것일 수 있다는 주장을 담은 독일 ARD-TV 제작 비디오 테이프를 증거물로 제시, 이 사건이 나토의 코소보 사태 개입을 정당화하기 위해 획책된 것이라고 말했다.
밀로셰비치는 이어 “(나토가) 내 조국을 상대로 전쟁을 하기 위해 엄청난 거짓말과 선동 그리고 전 세계 미디어를 동원했다는 데 진실의 핵심이 있다”며 자신은 “왜곡된 사실과 끔찍한 날조의 희생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나토 공습으로 숨진 알바니아인의 모습을 담은 사진 10여장을 보여주며 알바니아인 수십만 명이 공습을 피해 코소보를 떠났다고 말했다. 밀로셰비치는 이날 자신의 행위를 “테러와의 싸움”으로 미화하는가 하면 검찰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번 재판은 사실상 세르비아인 전체를 겨냥한 것일 뿐더러 정치적이며 불공정한 재판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조프리 나이스 차석검사는 전날까지 이틀 동안 “1995년 7월 스레브레니차에서 세르비아 군대가 무슬림 7,000여명을 처형한 것은 2차 대전 이후 유럽에서 최악의 대량 학살이었다”며 밀로셰비치의 범죄 혐의를 지적했다.
정정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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