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차장으로 있는 이모(40)씨는 외환위기 직후 투자용으로 사뒀던 아파트를 처분해 마련한 자금으로 최근 경기 일산 주엽역 근처의상가점포 1개를 매입했다.1억4,000만원을 들인 이 점포는 보증금 6,000만원에 임대료가 월 110만원으로 은행 이자보다는 수익이 조금 나은편.
이씨는 경기회복으로 상가수요가 늘고 있는데다 상가임대차보호법 강화로 임대료도 오르는 추세라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시세차익과 임대수익을동시에 노릴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상가투자가 활기를 띠고 있다. 정부의 ‘1ㆍ8주택시장 안정대책’으로 시중 부동자금이 주택시장에서 상가투자로 발길을돌리기 시작하면서 일부 지역은 상가 분양에 과열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아파트 단지내 상가는 일정 규모의 고객을확보하는 등 상권독점력이 큰 데다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저렴해 인기를 얻고 있다.
월드건설이 1월 말 41개 점포를 경쟁입찰로 분양했던 동수원 월드메르디앙은 최고 경쟁률이 29대1에 이르고 낙찰가도 내정가격의182%에 육박해 분양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비슷한 시기 부천 상동 신동아아파트도 5개 점포 분양에 49명이 몰려 낙찰가격이 내정가격의 3배가넘게 치솟기도 했다.
윤재호 메트로컨설팅 대표는 “최근 안정성이 보장되는아파트 단지 내 상가와 신도시 신규 분양 상가에 돈이 몰리고 있다”며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의지가 강력한 만큼 부동산시장의 흐름이 상가와 같은 수익성 부동산쪽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민간 건설사가 분양할 단지 내 상가는 13곳으로 대부분 1,000가구 안팎의 대단지 아파트를 끼고 있어 투자가치면에서눈여겨 볼 만하다.
삼성물산이 안양 비산동에 선보일 상가는 배후가구수가 3,800가구, 현대건설이 부천시 범박동에 선보이는 상가는 단지규모가5,400여가구나 된다. 이와 함께 대한주택공사도 전국 57개 지구에서 단지내 상가를 분양할 예정이다.
■상가투자때 주의점
전문가들은 상가에도 차별화현상이 뚜렷한 만큼 상가투자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먼저 배후 아파트단지가 500가구 이상이면서 가구당 점포면적도 0.5평 이하가 돼야 투자가치가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단지내 상가의경우 중소형이 많은 아파트가 단지 내 상가이용률이 높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대형 평수 입주자들은 백화점이나 쇼핑센터를 선호하는 편이다.
최근 상가분양 시장의 유행이 테마상가에서 복합상가로 변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건물전체가 의류 전자 등 하나의 주제로구성된 테마상가는 업종인기도가 떨어지면 상가 전체가 된서리를 맞는 위험부담을 안고 있다.
또 근린상가는 백화점 쇼핑몰 등 대형업체나 대체 상권과경쟁이 벌어지면서 상권 자체가 침체될 공산도 크다.
윤병한 상가114대표는 “분양회사의 과대광고를 믿기보다 투자목적을 분명히 정한 다음 투자자가 직접 유동인구와 상가 주변 여건 등 꼼꼼하게 상권을 분석,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해 둬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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