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처조카로 1982년에 귀순했다가 97년 괴한들의 총격을 받아 사망한 이한영(李韓永ㆍ본명 리일남ㆍ당시37세)씨는 귀순한 것이 아니라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에 의해 납치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안상운(安相云) 변호사는 15일 “지난달 3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언론인권센터 창립대회에 참석한 소설가 황석영(黃晳暎)씨가 ‘방북혐의로 구속 수감 중이던 93년 여름 서울구치소에서 당시 사기 혐의로 구속돼 있던 이한영씨를 우연히 만났는데 이씨로부터 ‘강제로 납치돼 한국으로 오게 됐다’는 얘기를 직접 들었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당시 황씨는 “82년 스위스 제네바의 외국인 학교에 다니던 이씨가 미국으로 가고싶어 제네바 한국대표부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한 후 어느날 하교길에 낯선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차를 탔는데 정신을 잃었고 나중에 깨어보니 한국이었다”고 말했다고 안 변호사는 전했다.
안 변호사는 “황씨가 언론에 의한 인권침해의 사례로 이한영씨 피격사건을 얘기하다 이 같은 사실을 폭로했다”며 “대부분 충격으로 받아 들이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이씨 귀순 당시에도 북한 로열패밀리로 호화로운 생활을 하던 이씨가 돌연 ‘한국행’을 택한 배경에 대해 많은 의문점이 제기되어 왔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처 성혜림의 언니인 성혜랑의 아들인이씨는 97년 2월 경기 성남시에 있는 지인의 아파트 앞에서 괴한들의 총에 맞아 사망, ‘북한의 보복 테러’라는 설이 제기됐으나 진범이 붙잡히지 않아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김기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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