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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광역급행전철 건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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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광역급행전철 건설을

입력
2002.0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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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는 수도권의 개발제한구역 3,754만평을 해제하고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745만평을 택지로 개발하는 계획을 비롯해 수도권에 62개 지구, 총 2,345만평에 45만8,000가구의 주택을 중·장기적으로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이 정도의 택지면적은 분당·일산 등 5개 신도시 총면적의 1.5배를 넘는 규모로 앞으로 수도권의 공간구조가 크게 바뀌게 된다. 이러한 계획은 수도권의 집값 안정과 주택난 해소에 크게 기여하겠지만, 정작우려되는 것은 수도권의 광역교통문제다.

택지개발 교통문제 도외시

근래 서울시는 인구 증가추세가 멈췄으나 경기도와 인천시의 인구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들 지역의 인구는 1980년대 초반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외곽지역에서 서울을 드나드는 출퇴근 교통량은 거의 4배가 증가하였다.

뿐만 아니라 수도권의 인구는 20년 후에는 500만 명 정도가 더 증가한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분당 신도시10개 이상에 해당하는 엄청난 도시 규모가 서울 외곽에 생긴다는 것인데 광역교통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궁금하다.

신도시 승용차의존도 47%

관계당국은 지금까지 신도시들의 광역교통문제에 효율적으로 대응했다고 보기가 어렵다. 선진국에서와 같은 광역급행전철서비스가 미흡하다 보니 신도시 주민들은 서울을 드나드는데 승용차를 더 많이 이용한다.

계획된 신도시인데도 서울을 드나드는 통행수단의 47%정도를 승용차에 의존하고 있는데,수도권전체 평균치 35%보다도 훨씬 더 높다. 이것은 분명히 신도시계획의 문제점이 아닐 수 없다.

도쿄권의 다마(多摩) 신도시나 고베의 세이신(西神) 신도시에서 보듯 중심도시에 대한 통행량의 90% 이상을 광역철도에 의존하도록 철도투자를 우선하는 이웃 일본의 경우와 사뭇 다르다.

현재 일산과 분당시민의 철도이용 비율은 20%정도에 머물고 있다. 결국 사방에서 몰려드는 엄청난교통량으로 서울시의 교통대책은 한계를 드러낼 수 밖에 없다. 세계 어느 나라의 신도시개발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실책인 것이다.

수도권 광역철도는 우리 인체구조에 비유하면 동맥에 해당하는데 그 기능을 못하고 있다. 노선망도 충분하지 않을 뿐더러 속도나 승차의 편리성은 더욱 취약하다.

서울시 지하철은 서울시 행정구역을 벗어난 수도권이라는 틀에서 보면 기능장애가 많은 동맥이다. 분당과 일산 신도시를 개발하면서 각각의 지하철 노선을 건설하였으나 기존의 서울지하철 3호선의 양끝에서 연장하는 정도로 그쳤다.

두 신도시간 철도는 연결돼 73㎞에 달하는 초 장거리지만속도는 시속 35㎞에 불과해 2시간이 넘게 걸리는 느림보다.

좌석수도 차량 당 54석에 불과하여 출퇴근 러시아워에는 시발역에서 타지 않고는 자리를 차지할 수도 없는 입석형이다.

이렇듯 수도권의 주민들은 먼 길을 서서 가야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렇게 열악한 철도서비스는 경쟁력에서 승용차에 뒤질 수밖에 없다.

느림보 지하철 제구실 못해

앞으로 크고 작은 수도권 신도시 택지개발 사업들이 예고돼 있다. 주택시장의 안정을 통해 집없는 서민들에게 내집 마련의 꿈을 실현시켜주려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입주후에 그 기쁨을 금방 앗아갈 교통난도 해결해 주어야 한다.

그러려면 선진국들처럼 시속60㎞ 이상의 빠른 광역급행전철을 건설해야 한다. 철도는건설에 오랜 시간과 많은 돈이 필요하지만 점점 악화하는 교통문제의 사회적 비용을 생각하면 선택은 하나다.

철도를 중심으로 한 대중교통수단만이 수도권 기능을 강화하고 국가경쟁력도 키울 수 있다.

이창운 교통개발연구원 철도교통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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