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가 착오로 엉뚱한 주식에 대량의 매도 주문을 낸 후 결제를 하지 못해 해당 종목의 거래가 정지되는이례적인 일이 발생했다.예금보험공사의 자회사인 정리금융공사는 설 연휴 직전인 7일 현대금속1우선주에 대해 1만5,000주의매도 주문을 냈다. 당일 이 주식은 상한가를 기록하며 전량 매매 체결됐다. 문제는 정리금융공사가 현대금속1우선주를 한 주도 갖고 있지 않았다는것. 정리금융공사는 주문 착오였다고 해명했지만, 결과적으로 공매도를 한 셈이다. 결국 결제일인 14일까지 결제가 이뤄지지 못했고, 증권거래소는이 주식의 매매를 이날부터 정지시켰다.
거래소는 일단 결제대용증을 발행, 19일까지 결제 시한을 연장해주었으나, 정리금융공사가 낸 주문량이전체 발행주식(2만2,680주)의 66.1%에 달해 물량을 전부 확보하기는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사상 초유의 결제 불이행 사태가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리금융공사측은 “현대금속2우B를 17만주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1우선주로 착각하는 바람에 이 같은일이 벌어졌다”며 “주문 창구인 동원증권과 협조해 주식 실물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동원증권은 “정리금융공사로부터 공매도주문을 받고 확인을 했으나, 해당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 매매거래를 하게 됐다”며 “거래 증권사들을 통해 물량을 확보 중”이라고 밝혔다.
거래소는 “유통물량 부족으로 인한 연쇄적인 결제불이행과 이로 인한 시장혼란을 막기 위해 결제가 이행할때까지 해당 종목의 매매거래를 정지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거래소는 또 19일까지 정리금융공사측이 결제를 이행하지 못하면 회원사인 동원증권에 대해제재조치를 내리기로 했다. 회원사가 결제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거래소는 회원 제명, 매매거래 정지, 제재금 부과 등의 조치를 내릴 수 있고, 금융감독위원회는증권업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
김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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