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악의축’으로 거명한 북한, 이란, 이라크 3개국 중 이라크가 미국의 다음 군사작전의 목표물이라는 전망이 굳어지고 있다.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최근 “군사작전을 밑바탕으로 한 광범위한 이라크 제재방안이 입안되고 있다”고 전한 뒤 기본 시나리오로 ▲유엔제재를 통해 사담 후세인 정권의 생화학ㆍ핵무기ㆍ탄도미사일을 해체한 뒤 무기사찰을 허용토록 하는 방안 ▲공습과반(反) 후세인 세력을 활용하는 군사작전 실시 ▲이라크 인접국과 국제사회의 ‘포스트 후세인’ 논의를 통한 강압적인 정치적 압박 등 3가지를 제시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미국의 군사작전에 동맹국들의 반대가 더 이상 문제되지 않는다는 인식을 갖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단독으로라도 군사작전을 펼친다는 데 컨센서스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런던에서 발행되는 알_하야트지(紙)는 덴마크에 망명중인 니자르 카즈라지 전 이라크군 참모총장이 미국이 꼽고 있는 전직 장교 62명 중 포스트 후세인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부시정부의 새 정책은 이번 기회에 이라크 문제를 ‘해결’ 한다는 것과 국제정서나 아랍권 여론, 유엔결의안 등이 부과한 제재한계도 뛰어넘을 수 있다는 두가지 큰 원칙을 전제로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후세인 정권에 대해서는 지금까지의 봉쇄정책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시각이다.
취임후 처음으로 다음달 중순 중동 및 유럽 등 10개국을 순방하는 딕 체니 부통령의 임무도 우방국과 인접국에 군사행동이 불가피할 수 있음을 설득, 대 이라크 군사작전을 앞두고 정지작업을 벌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콜린 파월 국무부 장관이 12일 상원예산위원회에서 “북한, 이란은 전쟁대상이 아니나 후세인 정권은 반드시 전복돼야 한다” 고 한 발언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파월 장관의 이날 발언은 악의축 3개국 중 북한ㆍ이란과 이라크를 고위 관리로는 처음 별개로 규정했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소집되는 5월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새 제재안이 승인되고,그 때까지 미국은 군사행동의 명분을 챙기기 위해 ‘사찰위기’ 국면을 최대한 고조시키는 전략을 쓸 것으로 전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대 이라크 공격설과 관련, 11일 부시 대통령 연두교서에 대한 첫 공식 논평을 통해 “유엔을 통하지 않는 미국의 이라크 단독공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미국의 동맹국인 터키의 메수트 일마즈 부총리도 13일 "이라크와의 접경지대에서 예측할수 없는 결과와 혼란을 가져오길 원하지 않는다"며 "미국의 일방적인 군사공격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황유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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