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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라운지 / 월드컵수영 2관왕 한규철·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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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라운지 / 월드컵수영 2관왕 한규철·성민

입력
2002.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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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수영의 참 맛을 아직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한꺼번에 바뀔 수는 없잖아요. 사람들의 관심을 옮기게 하는 작은 징검다리가 되고 싶어요.” 한규철(21ㆍ삼진기업), “수영은 안된다는 오랜 편견이 있잖습니까. 제가 꼭 깨뜨리고싶어요.” 성민(20ㆍ한국체대).월드컵쇼트코스 수영대회(1월15~28일ㆍ독일 베를린 등 4곳 ) 당시 룸메이트였던이들은 나란히 금메달 2개씩을 목에 걸며 ‘잠수’하던 한국 수영계에 큰 소용돌이를 일으켰다. 태릉선수촌에서쉴 겨를도 없이 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겨냥,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단짝이 잠시 짬을 내 최근 선배 한규철의 훈련장소인 서울체고 수영장에서 만났다.

“모델이라는 별명처럼 상하체가 균형을 이루고 있어요. 덤벙대던 성격이 단점이었는데 많이 의젓해졌고요.” 1994년 처음 국가대표팀에 뽑힌 최고참 한규철이 후배 칭찬으로 말문을 열었다. 성민 역시 “겉으로는순해 보이는데 물에만 들어가면 독기가 뿜어져 나와요. 국제대회 때 전혀 긴장하지 않는 모습을 꼭 본받고 싶어요”라고화답했다.

한규철은 베를린 9차시리즈 자유형 400m서 3분43초98로 골인, 시드니올림픽 때 금ㆍ은ㆍ동을하나씩 따냈던 마시밀리아노 로솔리노(이탈리아ㆍ3분43초38)와 한 뼘차 경쟁을 벌인 것을 가장 큰 자랑으로 삼는다.

지난 해 1월 자유형 장거리주자로 변신한 한규철은 대회 전까지 자유형 공식대회에 2번 밖에 출전하지 않았다. 백성흠 코치는 “단거리 배영보다 장거리 자유형은 훈련량이1.5배 가까이 늘어나는데 규철이가 의외로 잘 적응했다”며 대견해 했다.

경험부족 탓이었을까.이탈리아 임페리아 대회 때 한규철은 자유형 400m서 골인지점을 50m 앞두고 멈췄다. “초반 턴동작이 잘못돼 당황하면서 생긴 해프닝이에요. 천재라는 별명이 ‘350’으로 바뀌고 말았어요”라고 씁쓸하게 기억을 더듬었다. 실제로 59번이나 턴을 반복해야 하는 자유형 1,500m는 단거리 배영 주자였던 한규철에겐 여간 곤혹스러웠던 게 아니었다.

성민은 월드컵 첫금메달리스트가 되면서 대표팀의 간판으로 떠올랐다. “은메달 동메달은 돈이 적어서 나눠 가졌어요. 그런데 갑자기 상금 1,000달러를 2번이나 받으니까 나눠 갖기가 싫어지던데”라고 성민은 장난스럽게 말했다. 성민은 또 “귀국 비행기 안에서 승무원이 저를 알아보고 와인을 권하더군요. 그게 제가 치른 유명세의 전부였어요”라며 웃었다.

유연성이 뛰어난 성민은 사실턴동작이 워낙 빨라 그동안 쇼트코스 체질로 평가돼왔다. 캘리포니아주 새리토스에서 태어난 그는 만 23세가 되면 미국 영주권 취득여부를 놓고 고민해야한다. 어떻게 할 거냐는 물음에 그는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면 병역면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되도록 쉽게 문제를 풀고 싶어요”라고 대답했다.

꿈은 엇비슷하다.사생활 문제로 한창 때 궤도에서 이탈했던 선배들의 잘못을 밟지 않겠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론 친하지만 나는 (그들과) 다를 것이다”라고 새롭게각오를 다진 한규철은 “선수로서의 꿈은 아테네올림픽서 꼭 메달을 따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민은 수영에서 먼저 성공한 뒤 스포츠마케팅을 전공해유학을 떠나겠다고 구체적인 계획까지 밝혔다. 한규철은 수영을 그만 둘까 고민하던 고3 때 그를 이끌었던어머니를 위해 파리에서 핸드백을 구입했다. 그리고 그 보답을 꼭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민 또한 미국에 머물고 있는 어머니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다짐했다. 이들이 있어 한국수영의 미래는 밝다.

■ 프로필

◇한규철

1981년 1월 14일

아주초-아주중-경기고-경희대

184㎝, 76㎏

2000년 호주 퍼스 세계수영선수권 접영 200m A파이널

2002년 월드컵쇼트코스 수영 자유형 1,500m 2관왕

◇성민

1982년 10월15일

남창초-경기체고-한국체대

180㎝, 64㎏

2002년 월드컵쇼트코스 수영 배영 200m 2관왕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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